젊 음
◆파블로 네루다◆
길가에 서 있는 자두나무 가지로 만든
매운 칼 같은 냄새,
입에 들어온 설탕 같은 키스들,
손가락 끝에서 미끄러지는 생기의 방울들,
달콤한 성적(性的) 과일,
(…)
빗속에서 뒤집어엎은 램프처럼
탁탁 튀며 타오르는 한창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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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블로 네루다=(1904~73) Pablo Neruda
본명은 Neftali Ricardo Reyes Basoalto.
1904. 7. 12 칠레 파랄~1973. 9. 23 산티아고.
칠레의 시인·외교관·마르크스주의자
1971년 노벨 문학상, 1953년 레닌 평화상을 받았다.
“입에 들어온 설탕 같은 키스들”은 오직 젊은이들의 몫이다. “달콤한 성적 과일”을 딸 수
있는 것도 이들의 권리다. 젊은이들은 안뜰, 건초더미, 으슥한 데를 선호하는데, 키스하기
좋고 성적 과일을 따기 좋은 장소이기 때문이다.
오, 젊은이들이여, 망설이지 마라. 붉고 탐스러운 자두를 깨물 듯 젊음을 깨물고 그 달콤한
과즙을 마셔라. 젊음이 지난 뒤 그 설탕 같은 키스들과 환락에 대한 청구서가 날아오리니,
야생 초록의 골짜기이고, 뒤집은 램프같이 “탁탁 튀며 타오르는 한창 때”를 만끽하라! 어차
피 노력 없이 얻은 젊음이란 지불 유예된 ‘노년’일 테니까!
<장석주·시인>
joins.com/2015.06.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