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m Janis-Reflections
아지랑이
◆조오현◆
나아갈 길이 없다 물러설 길도 없다
둘러봐야 사방은 허공 끝없는 낭떠러지
우습다
내 평생 헤매어 찾아온 곳이 절벽이라니
끝내 삶도 죽음도 내던져야 할 이 절벽에
마냥 어지러이 떠다니는 아지랑이들
우습다
내 평생 붙잡고 살아온 것이 아지랑이더란 말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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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오현=(曺五鉉, 1932년 ~ )경남 밀양에서 출생
1968년 시조문학에 <봄>, <관음기>가 추천되어 등단
시인의 법명은 무산. 무산 스님의 법호는 만악, 자호는 설악
1977년 조계종 제3교구 본사 설악산 신흥사 주지가 되었다.
시집; 할미꽃,상수도,어머니의 하늘,산에 사는 날에, 아득한 신자
스님은 1966년 문단에 나와 현대시조문학상, 가람문학상,
남명문학상, 정지용문학상 등을 수상
지나가고, 부서지며, 깨지고, 써버리기 좋은 게 시간이다. 시간이 줄면 그 의미도 준다.
그리고 갑자기 심리적 절벽이 우리 앞을 가로막는다. 이 낭떠러지는 공간의 빈곤이 아
니라 차라리 시간의 빈곤이다.
시작보다 의미가 바닥난 끝들이 부쩍 많아지는 것은 노화의 시기에 나타나는 전형적인
시간 빈곤의 징후인데, 이때 심리적 위축도 함께 일어난다. “나아갈 길”이 없고, “물러
설 길”도 없다.
둘러봐야 허공밖엔 없는 낭떠러지! 시간이 우리를 이 낭떠러지 앞에 데려다 세울 때 우
리 안의 무능이 불가결하게 드러난다.
<장석주·시인>
joins.com/2015.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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