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pez - Loving
내 시집 속의 키스
◇김중일◇
내가 낳은 아이가 자라,
나보다 키가 한뼘은 더 큰 남자가 되어
긴 팔 커다란 두 손으로 키스를 한다.
버드나무 둥치처럼 굵은 허벅지로,
측백나무 잎처럼 무성한 눈썹으로 키스를 한다.
(하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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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일=(1977~ )서울에서 출생. 1996년 단국대 공학부를 졸업. 2002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시부문에 『가문비냉장고』가 당선되어 등단. 시집으로 『국경꽃집』(창비, 2007) 이 있음. 현재 단국대 문예창작과 박사과정에 재학 中. 시동인회 '불편'의 동인.
키스는 목적 없는 잉여 행위다. 침과 바이러스를 섞으며 오래 깊은 키스를 하더라도 애는
절대로 생기지 않는다. 키스의 무목적성은 놀랍다. 이 절정도 방향도 목적도 없는 것! 두
연인은 부둥켜안은 채 시작한 키스를 밋밋하고 길게 늘인다.
철학자는 키스의 공허함에 빗대어 “음식도 없이 식사하는 것”(로버트 롤런드 스미스)이라
고 말한다. 키스는 “촛불처럼 켜진 혀가 환히 밝혀놓은 입안으로” 들어가는 것. 인생은 첫
키스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 첫 키스는 인생의 통과의례 중 하나이고, 성인의 세계로 진입
한다는 징표다. 첫 키스 뒤 누구도 어린아이 시절로 역주행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장석주·시인> joins.com/2015.07.11
http://blog.daum.net/kdm2141/56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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