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쉽게 길어진다
예측 불허의
이야기 같다.
(…)
오늘은 세상에 한 번뿐인 기념일.
생각은 내가 가는 쪽으로 흐르고
네가 누구더라도
나는 너와 나이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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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해욱=(1974~ )춘천에서 출생.
한림대학교 국문과와 고려대학교 대학원 국문과 졸업.
1998년 《세계일보》로 등단. 시집으로 『간결한 배치』(민음사,
2005)와 『생물성』(문학과지성사, 2009)이 있음.
‘나’의 길이는 쉽게 길어지고 ‘예측 불허’다. ‘나’의 자아는 무정형이지만, 그렇다고 의지나
욕망마저 없는 게 아니다. ‘나’는 “등뼈를 따라 걸어”가고, “생각은 내가 가는 쪽으로 흐른
다”. 남들이 만든 길이 아니라 전적으로 자신이 욕망하는 방식으로 살아가겠다는 의지가 또
렷하다.
‘나’는 현실에 몸을 던져 ‘나’를 만드는 일에 열심인데, 이런 태도는 니체가 말한 바 “이것
이 삶이던가, 그렇다면 다시 한 번!”과 닮아 있다. 정신이 아니라 육체가 곧 본래의 자아, 세
계에 대응하는 본래의 ‘나’다. 걷고 뛰고 나는 것, 도약과 침잠은 오직 몸의 일. 잘사는 것은
몸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그것을 따르는 것. 그 밖의 것은 아무것도 아니다.
＜장석주·시인＞
joins.com/2015.09.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