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ever / Ocarina
바람의 기원
◆김명철◆
향나무 밑둥치가 두 갈래로 갈라진 틈새에서
백송 한 그루가 자라고 있습니다
(…)
경건과 황홀과 우울한 표정을 지나
당신의 몸과 내 뿌리의 전쟁
(…)
당신을 알고부터 난
불가항력을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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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철=(1963~ ) 충북 옥천 출생
서울대 독문과, 고려대 국문과 대학원 졸업
2006년 <실천문학> 틈 외 4편으로 등단
2010년 시집 <짧게, 카운터펀치> 창비
2006년 실천문학 신인상
누구나 그러고 살지만, 생판 다른 남들이 만나 한 가계를 꾸린다는 것은 얼마나 장엄한 일인
가. “불가항력”같은 차이를 극복하고 그 사이에 “백송 한 그루” 같은 자식을 꽃처럼 키워내
는 것.
그 “경건과 황홀과 우울” 때문에 우리는 때로 위대하다. 사랑은 두 사람의 “전쟁”을 넘어 스
스로 무너져 주는 것이다. 그게 사랑의 법칙이고 “기원”이다. 김명철 시집 『바람의 기원』
수록.
<오민석 시인·단국대 교수>
joins.com/2015.1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