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tation - Phil Coulter
바티칸 비너스
◆이철경◆
이억만 리 떨어진
그대 잠 속에 스며들자
아름다운 비너스를 보았네
매혹적인 자태에
한참을
그 꿈길 걸었네
다시 만날 수 있다면
내 영혼을 불어넣어
그대 깊은 잠 속에서
깨어날 수 있다면,
나 영원히 숨이 멎어도
그대만이 깨어날 수 있다면
나,
그대처럼
차가운 돌이 되어도 좋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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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경=(1966~ )고려대학교 대학원 문예창작(시 전공)졸업
시집 『단 한 명뿐인 세상의 모든 그녀』북인, 2013년
제3회《목포문학상》시 평론 수상 계간《발견》시 신인상
계간 《포엠포엠》시 평론 신인상
그리스 신화의 피그말리온은 탁월한 조각 솜씨로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 갈라테이
아를 만들었다. 수많은 화가와 시인이 최고의 여성 이데아인 비너스를 그림과 글로 재현했
다. 아프로디테(로마 신화의 비너스)가 피그말리온이 만든 조각상에 생명을 불어넣은 것같
이, 시인은 이데아인 비너스를 현실로 끌어들이고 싶어 한다. 그 대가로 본인은 “차가운 돌”
이 되어도 좋다고 하니, 이는 목숨을 건 교환이다. 절대미에 쉽게 갈 수 없다.
<오민석·시인·단국대 영문학과 교수>
joins.com/2015.12.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