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여자 ◆정선우◆ 낯익은 몸짓이 뭉개졌다 껍질만 남아 나비날개처럼 접힌 희끗한 기억의 비늘을 줍는 맨발의 통점은 불쑥불쑥 자랐다 핏기어린 기억 아직 붉다 일정한 거리로 물끄러미 이곳과 그곳 먼, 은진 물그림자 너머로 걷는다 시간 밖에 있는 혼잣말 부르기 위해 입술을 다물었다
웅크릴 어깨도 허물어진 소리 없는 소리도 없는 시월 한 묶음, 반야산 연지 가득 부풀어 오른다 가벼운 한 때는 날아가고 찰나를 입에 문 은진, 오른손에 앉은 나비 날개는 접어두고 천년의 시간을 옮겨 앉은 물빛 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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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우=부산 출생. 2013년 '문학도시', 2015년 '시와사람' 등단. 드레문학회 회원. '부산시인' 편집차장. <시작노트> 반야산 시월 끝자락 가을은 깊어져 뭉개지고 있었다. 연밭에 연꽃은 간데없고 연잎만 듬성
듬성 남아 고고했던 그 흔적을 부렸다. 그러나 아! 그 연꽃……, 은진미륵의 손에서 천년을 잇고 있었다. kookje.co.kr/2016-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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