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심언주◈
뭉텅뭉텅 쏟아 놓은 아이들
아침마다 피는 아카시아 꽃
앞산, 뒷산
정강이에 발등에 아무렇게나 흘러내린
토끼풀 꽃, 찔레꽃
얼굴이 하얀 아이들
바람만 불어도 까르르 까르르
들길을 흔들며
숲길을 흔들며
햇빛 공화국으로
햇빛 네트워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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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언주=(1962~ )충남 아산에서 출생.
2004년 《현대시학》에 〈예감〉 외 4편의 시를 발표
하며 등단. 시집으로 『4월아, 미안하다』 (민음사,
2007) 가 있음. 현재 '시류' 동인으로 활동 中.
꽃들이 세상을 덮을 때, 세상은 유쾌한 악보가 된다. 어린 음표들이 “까르르 까르르” 웃는 “
햇빛 공화국”에서의 한때는 얼마나 큰 위로인가. 세상은 여전히 어지럽고 아픈 텍스트이지
만, 자연은 한 번도 어김없이 때맞추어 우리를 방문한다. 그중에서도 만화방창(萬化方暢),
봄의 ‘위문공연’이 최고다. 잠시 위로받고 세상 속으로 다시 들어가도 좋다.
<오민석·시인·단국대 영문학과 교수>
joins.com/2016.0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