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의 우연적 만남과
두 번의 필연적 만남
◈고 원◈
남 남 남 남 남
남 남 남 남 남
남 남 만 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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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원=(1951~ )전주에서 출생
출판된 책으로 '제3의 텍스트 -영화와 소설 또는
정신분석학적 글쓰기', 시집으로는 '한글나라', '미음 ㅁ
속의 사랑', '미음 ㅁ 속의 ㅇ 이응', '나는 ㄷㅜㄹ이다' 등
네 권의 구체시작품집이 있다. 서울대 인문대 교수이고,
전위적 문화예술전문지 '제3의 텍스트' 편집인이다.
문자에 의미를 넘어 회화적·시각적 물질성을 부여하려는 시도는 기원전 2~3세기 그리스
시인들에게서 이미 시작되었다. 제2차 세계대전 후 브라질의 일부 예술가가 시도했다가
1960~70년대에 주로 독일어 문화권을 중심으로 주목받은 이러한 시들을 ‘구체시’ ‘구상
시(具象詩’라고 부른다.
위 시는 수많은 타자(“남”) 사이의 만남을 형상화하고 있다. 중앙의 “만”자를 중심으로
다양한 관계가 교차된다. 우리는 수많은 “남”을 경유하며 때로는 고립된 “남”의 상태로 혹
은 “남남” 혹은 “남남남남남”(∞)의 관계로 존재한다. 우리는 어느 방향으로든 이 무한한
관계의 순열조합 속으로 진입할 수 있다.
<오민석·시인·단국대 영문학과 교수>
joins.com/2016.05.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