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엄니
◈김춘성◈
엄니 글씨는 언제나
삐뚤이 날아
아슬아슬 춤을 추는
수줍은 나비처럼
아직도 자유당 시대인 채
“술 째꼼 밥 꼬꼭”이라 써놓고
서산으로 날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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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춘성=(1956~ )全北高敞出生
1976년 첫 詩集“我愚聲”을 냈다.
이후 詩集 “지현이를 보면”, 隨想集 “下里”,
칼럼集 “말 되는 말”을 출간“ 시와 시인”신인상,
박재삼 문학상, 조지훈 문학상 수상.
現국제펜클럽 회원,한국가톨릭문인회 홍보간사,
한국문인협회 저작권옹호위원.
“술 째꼼 밥 꼬꼭”이라는 어머니의 메모가 서러운 것은 그것이 맞춤법도 모르는 막무가내
사랑이기 때문이고 “아직도 자유당 시대”인 시대착오적(?) 사랑이기 때문이다. 어머니의
대책 없는 사랑은 시대와 문법을 넘어서거나 아예 무시한다.
이 사랑이 더 서러운 것은 그 “엄니”가 더 이상 이 세상 사람이 아니면서도 계속 이런 메시
지를 보내오기 때문이다. 아무도, 아무것도 엄니의 사랑을 말리지 못한다.
<오민석·시인·단국대 영문학과 교수>
joins.com/2016.05.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