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사흘
◈오삼록◈
그물코가 뚝뚝 끊어질 듯
차, 오르던 숭어는 가고
낡은 배 한 척
바람에 삐거덕 거린다
노을이 벌겋게 내린
강은, 몹시 출렁인다
청둥오리 푸드덕
강을 가르며 날아올라
어둑한 하늘에 별이,
튀밥처럼 터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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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삼록=(1952~ )경남 밀양 출생
△부산대 경영대학원 수료
△《신동아》,《문예운동》에 작품발표
△문학작가회의, 창원문인협회, 경남문인협회 회원
△(주)원창종합건설 대표
△박재삼 문학상 수상
△시집『독가촌』,『바람 한 줄기』,
『소나무의 꿈』외 다수
자연은 이처럼 아름다워서 숭어, 낡은 배, 바람, 노을, 강, 청둥오리로 이어지다가, 마침내
“하늘에 별이, 튀밥처럼” 터지는 풍경을 연출한다. 워즈워스는 시를 “강력한 감정의 자연
스러운 범람”이라고 했다.
자연의 건반들이 흥을 못 이겨 “몹시” 출렁일 때, 별이 터지듯 시가 올 때가 있다. 사람의
마을에서 사랑에 굶주릴 때, 잠깐이라도 “노을이 벌겋게 내린 강”에 가서 “그물코를 뚝뚝”
끊는 숭어를 만나고 올 일이다.
<오민석·시인·단국대 영문학과 교수>
joins.com/2016.06.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