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형식8
◈이 안◈
내가 사랑하는 당신은
당신 너머에서 와요
내가 사랑하는 국화가
국화 너머에서 오듯이
꽃이 아니라
나비를 초대하기 위해
내가 심은 꽃나무가
꽃나무 너머에서 오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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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안=(1967~ ) 충북 제천에서 출생
건국대 국문과를 졸업하였다.
1998년 『녹색평론』에 「성난 발자국」 외 2편의 시를 발표
1999년 『실천문학』 신인상에 「우주적 비관주의자의 몽상」
외 4편의 시가 당선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목마른 우물의 날들』과 『치워라, 꽃!』이 있다
미국 작가 수전 손태그(Susan Sontag)는 데카르트를 패러디해 “나는 생각한다, 고로 그는
존재한다”고 했다. 어떤 존재를 사랑할 때, 그 “너머”의 세계가 딸려 온다. 사랑은 존재 너
머에 있는 더 큰 동심원(同心圓)이 존재를 내게 밀어붙이는 것이다. 꽃을 사랑하니까 나비
가 따라온다. 당신 너머의 세계가 당신을 내게 밀고 온다.
오민석·시인·단국대 영문학과 교수
joins.com/2016.07.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