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잎은 꽃잎끼리
◈장종권◈
꽃잎은 꽃잎끼리 서로를 기억이나 할까
한 몸으로 피어 온갖 영화를 누리다가
한 몸에 매달려 평생을 팔랑팔랑대다가
시들어지는 날 서로를 안타까워나 할까
꽃잎끼리 사이 좋게 서로 묻고 묻히면서
지난날의 뜨거웠던 햇빛을 기억이나 할까
지난날의 숱한 벌나비를 기억이나 할까
지난날의 꿈같은 절정을 기억이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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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종권=(1955~ )전북 김제 출생
성대문학상(성대신문사) 시부문 당선 《현대시학》추천완료(1985)
시집『누군가 나의 방문을 두드리고 갔습니다』,『가끔가끔 묻고
싶은 말』, 『아산호 가는 길』,『꽃이 그냥 꽃인 날에』(문예진흥위원회
우수문학작품집 선정),『개나리꽃이 피었습니다』 장편소설『순애』,
『3幕 7場』(4인 시소설집) 창작집『자장암의 금개구리』
인천예술문화상(문학부문), 인천문학상, 성균문학상 본상 수상
《리토피아》편집인 겸 주간 (사)문화예술소통연구소 이사장
지금도 그 말은, 그 믿음은 유효한가? 천안문 사태(1989년) 직후, 빌 게이츠는 ‘인터넷’으로
촘촘히 뒤덮인 세계에서는 그런 야만적 살육이 불가능할 것이다 예언했는데, 이 순간에도
세계 곳곳에서는 총알이 날아다니고 폭탄이 터진다. 과학기술의 진보에 비해 아직도 구석기
의 동굴에 갇혀 있는 우리의 정신, 본성인가?
끼리끼리지만 사실 서로를 기억이나 할까? 페이스북의 ‘집단극화(group polarization)’는 폭
발 직전이다. 의도했든 아니든 시인이란 가끔 예지를 번뜩일 때가 있다. 오늘 아침 바로 그
순간을 목도(目睹)한다.
<백인덕·시인>
joins.com/2016.08.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