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고독했던 때는 없네
◈고트프리트 벤◈
8월처럼 고독했던 때는 없네
성숙의 계절―, 땅에는
붉은, 황금빛의 신열(身熱)
그런데 그대 정원의 즐거움은 어디에 있는가?
맑은 호수, 부드러운 하늘,
깨끗한 밭들은 조용히 빛나는데
그대 군림하는 왕국의 개선(凱旋)은,
그리고 그 개선의 자국은 어디에 있는가?
모든 것이 행복을 통해 드러나는 곳,
술 냄새 속, 물건 소리 속에
시선을 나누고, 반지를 나누는 곳에서
그대는 행복의 적(敵)인 정신에 몸 두고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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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트프리트 벤=(1886~1956)독일의 시인·수필가.
1912년에 전위적인 처녀시집 《시체공시소》를 발표
시작품으로는 위에서 말한 것 외에 《아들들》(1914)
《서정시집》(1917)이 있고, 수필에 《프톨레메이어》(1949)
《표현의 세계》(1949) 《3인의 노인》(1949) 등이 있으며,
자서전에 《이중생활》(1950)이 있다.
8월은 자연이 “황금빛의 신열”을 앓는 때다. 몸의 욕망이 절정에 이르는 시기다. 육체의
에너지가 폭발하는 시간에 드높은 “정신(영혼)”을 추구하는 자는 고독하다. 어찌하랴.
그 누구도 육체와 영혼의 길항(拮抗)을 벗어날 수 없다.
<오민석·시인·단국대 영문학과 교수>
joins.com/2016.08.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