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초니에레
◈프란체스코 페트라르카◈
그대 들어보구려,
흩어진 시구로 이루어진 그 소리, 그 한탄
나 그 안에서 마음의 자양분 취하고
내 젊은 날의 첫 실수 위에
지금의 나와는 사뭇 달랐던 그때,
내가 울며 생각에 잠겼던 다양한 시 속에서
헛된 희망과 고통 사이를 헤매며,
시련을 통해 사랑을 알게 되는 누군가 있다면,
바라건대 용서뿐 아니라 연민까지도 얻으리.
이제야 나는 알게 되었네
사람들에게 오래도록 조소거리였음을
가끔은 스스로 부끄러워진다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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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체스코 페트라르카=(1304~1374)
‘칸초니에레’는 영원한 마음속 연인이었던 라우라에게 바친 절절한 사랑의 헌사이다. 이로
써 그는 서양 근대 서정시의 정전(正典)을 이루었으나, 그녀는 페스트에 걸려 죽음으로써
끝내 그에게 오지 않았다. 그는 시 속에서 “헛된 희망과 고통 사이”를 헤맸다. 그를 울게 하
고 생각에 잠기게 했던 라우라가 그의 문학을 완성했다.
<오민석·시인·단국대 영문학과 교수>
joins.com/2016.08.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