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백리-정선의 경복궁을 바라보며
◈전일희◈
북악산 인왕산의
부릅뜬 눈 보았는가
근정전 쓸고 가는
옷소매 안의 바람
등뼈를 곧추세운 소나무
창검처럼 빛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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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일희=1951년 경남 통영 출생,
1975년 <<월간문학>> <유품>으로 당선
시조집 <<생선장수 김씨의 미소>>, <<별나라 통신>> 등
2013년 <<시조나라>>창간, 성파시조문학상, 부산문학상 수상
현 한국시조시인협회 부이사장
임진왜란에 불타버린 '경복궁'을 그림으로 남긴 겸재 정선(1676~1759). 그 화폭에 녹아
있는 청백리 정신을 작가는 예리한 눈으로 읽고 있다. 지엄한 나라의 중추를 지키지 못한
선조들의 지난 잘못을 탓하는 겸재의 의도가 숨은 그림.
소슬한 바람이 부는 을씨년스러운 작품 속에 창검을 세운 듯 울창한 소나무는, 꼿꼿한 선비
의 정신으로 돌아서라고 채찍질한다. 인왕산 북악산은 눈을 부릅뜨고 정신 차리라고 시대를
매섭게 담금질한다.
정경수 시조시인
부산시조시인협회·국제신문 공동기획
kookje.co.kr/2016-09-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