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ildhood Memory
무쇠솥
◈김덕남◈
아궁이 앞 꿇은 무릎, 죽은 불씨 살려놓고
'하안 많은 이 세-사아앙' 울 엄만 노래하고
부뚜막 올라앉은 넌 소리 내어 대신 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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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덕남=1950년 경북 경주 출생
2011년 국제신문 신춘문예 당선,
2010년 공무원문예대전 입상(행정안전부장관상)
2010년 부산시조 신인상 시조집 '젖꽃판'.
참으로 힘든 세상을 살아오신 우리의 어머니, 할머니들은 한도 한이라 여기지 못하시고 그
저 운명이나 업이려니 받아들이셨다. 가족을 위해 죄인처럼 아궁이 앞에 꿇어앉아 불씨를
살려내고, 그렇게라도 불씨를 살린 요행을 노래로 풀었으나 그 노래가 신나는 가락일 수는
없다.
어둑한 부엌, 아궁이의 붉은 불꽃이 춤을 추면 그 열기에 무쇠솥이 달아오르고, 솥뚜껑은
그 무게에도 덜썩이며 김을 내뱉는다. 꼭 어머니의 한숨 같다. 어머니의 울음 같다. 어쩌면
그 부엌 문지방에 어린 시절의 시인이 걸터앉아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장정애 시조시인
부산시조시인협회·국제신문 공동기획
kookje.co.kr/2016-1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