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릇
◈민병도◈
둥근 찻잔 속에
둥근 달빛 고이듯
꽃 털고 우는 바람,
필시 저 또한 사랑
언제나 저를 버려서
나를 가득 채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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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병도=(1953~ ) 경북 청도 출생
1976년 한국일보 신문문예로 등단 1978년 '시문학' 천료
시집 <슬픔의 상류> <원효> <들풀> <장국밥> <청동의
배를 타고>외한국문학상, 중앙시조대상, 가람문학상,
김상옥문시조학상 등 수상 계간 <시조21> 발행인
달 밝은 밤 낙화를 보며 차를 마시는 시인의 모습이 그려진다. 그는 그 아름다운 광경에서
깨달은 바를 나눈다. 무릇 물질은 담는 그릇에 따라 그 모양이 달라진다. 시인이 비운 차
한 잔은 시인이라는 그릇에 담겨 시가 되었다. 둥근 달빛 같은 시인의 사유는 꽃을 떨어뜨
리는 것조차 바람 나름의 사랑이었음을 읽어 준다.
장정애 시조시인
부산시조시인협회·국제신문 공동기획
kookje.co.kr/2016-1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