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 다
◈이승현◈
세상 모든 말들이
터질 듯 밀려들어도
한 되만 넘쳐나도 수증기로
비우는 가슴
숙연히 잦아들다 보면
끝내 닿을까, 저 평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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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현=충남 공주 출생
2003년 유심 신인상으로 등단.
시집 『파문』, 『국화꽃 찻잔 속에 피네』
시조집 『빛·소리 그리고』
2009년 나래시조 문학상 수상.
2009년 이호우 시조문학상 신인상 수상.
한국시조시인협회 사무총장.
시인은 바다를 보며 그 바다가 한 되만 넘쳐나도 수증기로 가슴을 비워 낸다는 것을 눈치
챘다. 그래서 바다는 늘 그만큼의 평형을 이룬다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언어든, 소식이
나 정보 혹은 물질이든, 온갖 것의 과포화 상태인 세상을 살고 있다.
무엇을 얼마만큼 비워 내야 우리도 바다 같은 평정에 닿을 수 있을까. 말로써 말 많은 이
세상을 살자면 온갖 강물 다 받아들이고도 넘치지 않는 저런 지혜를 배워야 할 것이다. 수
평선처럼 중장을 길게 긋듯이 걸쳐 놓아 균형을 잡고 시각적인 재미도 더했다.
장정애 시조시인
부산시조시인협회·국제신문 공동기획
kookje.co.kr/2016-1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