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들의모음/◈아침의― 詩(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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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옥-참호A**
참호A / 한창옥 은밀한 척후병처럼 이어폰을 꽂고 저 먼 전화벨소리 사이에서 지하철 좌석을 탐색하지 공간의 수축과 이완, 방심은 금물이야 좌측 우측 고립되는 정보혁명의 낯설지 않은 손과 귀를 접고 소통이 되는 것은 또 다른 풍경일 뿐 패각류처럼 무심한 감각의 껍질을 닫고 보이지..
2012.09.19 -
**진명주-사경(寫經)을 하다**
명상음악-아침의 소리 사경(寫經)을 하다 / 진명주 사경을 한다 뻐꾸기도 쉰 목을 가다듬는 축시 난간 위 바구니에는 말라버린 석류가 지구본처럼 앉아 있다 사진을 찍는 것은 초심을 잃지 않기 위해서다 손톱 밑이 까매진 여자 분갈이를 하고 있다 씨알 굵은 구근 몇 개 마음이 비탈지다 ..
2012.09.17 -
**[아침의 시]이은규-나를 발명해야 할까**
나를 발명해야 할까 / 이은규 정말 구름을 집으로 데려오는 일이 불가능하다고 믿는 걸까 사람들은 조금쯤 회의주의자일 수도 있겠구나 설령 빙하를 가르는 범선이 난파를 발명했다고 해도 깨진 이마로 얼음을 부술 거야 쇄빙선에 올라 항로를 개척할 거야 열차가 달리는 이유를 탈선이..
2012.09.14 -
**[아침의 시]이해인-나무책상**
나무책상 / 이해인 숲의 향기 가득히 밴 나무책상을 하나 갖고 싶다 편히 엎디어 공상도 하고 나무 냄새 나는 종이를 꺼내 그림도 그리고 편지도 쓰고 시의 꽃을 피우면서 선뜻 나를 내려놓아도 좋을 부담 없는 친구 같은 책상을 곁에 두고 싶다 동서남북 네 귀퉁이엔 비밀스런 꿈도 심어..
2012.09.13 -
**[아침의 시]안효희-무거운 숟가락**
무거운 숟가락 / 안효희 인터넷 모니터 속엔 수많은 내가 산다하오 제1의 안효희는 죽었소 목사인 그는 이미 몇 달 전에 죽었다하오 봉사활동에 한 평생을 보낸 그는 지금 천당으로 가 있다고하오 그에게서 머리카락 몇 개를 얻어 일말의 양심을 분양 받았소 제2의 안효희는 교사였소 나..
2012.09.11 -
**[아침의 시]윤상운-가을 햇살**
가을 햇살 / 윤상운 가을 햇살 속에는 투명한 거울이 있습니다. 당신의 눈빛 속에 숨은 안 보이는 아픔도 환하게 비춥니다. 아무도 모르는 나의 죄를 들킬 것 같아 나는 두렵습니다. 그러나 가을 햇살 속에는 투명함 만한 치유의 따뜻한 샘물이 있습니다. 자주 목이 마른 당신에게 내어줄 ..
2012.0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