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들의모음/◈아침의― 詩(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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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의 시]나희덕-手 話**
手 話 / 나희덕 네가 듣지 못하는 노래, 이 노래를 나는 들어도 괜찮은 걸까 네가 말하지 못하는 걸 나는 감히 말해도 괜찮은 걸까 새들이 울면 그 소리를 네게 들려주고 싶다 그래서 새의 날개처럼 손을 활짝 펴고 눈은 붉게, 하늘을 보며 온몸으로 지저귀면 문득 가지를 넘어 날아가는 노..
2012.09.07 -
**[아침의 시]정일근- 길**
Eclipse Of The Moon(월식)- Brian Crain 길 / 정일근 마음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 -시집 '유배지에서 보내는 정약용의 편지'에서- +++++++++++++++++++++++++++++++++++++++++++++++++++++++ ▶정일근=경남 진해 출생. 시집 '바다가 보이는 교실', '그리운 곳으로 돌아보라', '처용의 도시', '경주 남산', '누구도 마침표..
2012.09.06 -
**[아침의 시]손진옥-공 명**
공 명 / 손진옥 천 볼트의 전압으로 매미가 나무를 지진다 나무 가지에 맥박이 뛰고 천 개의 푸른 혀를 날름거리는 때 웃통 벗어 젖힌 농사꾼 몇이 한 사발 소리 그늘을 쭉 들이킨다 -시집 '푸른 주먹밥'에서- ++++++++++++++++++++++++++++++++++++++++++++++++++++++++++++++++ ▶손진옥=1964년 충북 영동 출생..
2012.09.04 -
**[아침의 시]유병근-이백십 밀리의 꽃대**
이백십 밀리의 꽃대 / 유병근 누가 두고 간 화분이 지금 막 꽃대를 올리고 있다 이백십 밀리의 꽃대가 키를 높이 세우는 신발장 안에는 다른 것은 없고 꽃대를 자랑하는 화분만 있다 화분대에 아무도 신발을 올리지 않는다 화분대에 아무도 구두숟가락을 올리지 않는다 신발장이 화분대..
2012.09.03 -
**[아침의 시]문태준-내가 돌아설 때**
내가 돌아설 때 /문태준 내가 당신에게서 돌아설 때가 있었으니 무논에 들어가 걸음을 옮기며 되돌아보니 내 발자국 뗀 자리 몸을 부풀렸던 흙물이 느리고 느리게 수많은 어깨를 들썩이며 가라앉으며 아, 그리하여 다시 중심을 잡는 것이었다 이 무거운 속도는, 글썽임은 서로에게 사무..
2012.08.31 -
**[아침의 시]이정모-미 송**
미 송 / 이정모 누가 나무에는 생각이 없다하는가 집을 짓고 그늘을 들이는 목수의 마음은 그가 키운 업이지만 사정없이 잘려나가는 가지를 위해 수액을 바르는 나무의 타협을 보라 나무는 숭고하다 문드러지는 속엣말 듣지도 못하면서 그늘과 목재를 제 마음대로 재단하며 사람의 욕심..
2012.08.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