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들의모음(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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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채 -비처럼 그리움처럼 그대 내게로 흐르면**
비처럼 그리움처럼 그대 내게로 흐르면 / 이채 안개빛 흐린 물감이 그림처럼 엷게 뿌려진 창을 타고 내리는 저것은 빗물이고 흐르는 이것은 눈물입니다 천 방울의 그리움이 흐느끼며, 흐느끼며 비처럼 내리는데 누가 잊었다고 하는가 옛사랑의 그림자는 사라졌어도 젖은 바람으로 날아..
2013.02.17 -
**[아침의 시]조 원-담쟁이 덩굴**
담쟁이 덩굴 / 조 원 두 손이 바들거려요 그렇다고 허공을 잡을 수 없잖아요 누치를 끌어올리는 그물처럼 우리도 서로를 엮어 보아요 뼈가 없는 것들은 무엇이든 잡아야 일어선다는데 사흘 밤낮 찬바람에 찧어낸 풀실로 맨 몸을 친친 감아요 그나마 담벼락이, 그나마 나무가, 그나마 바위..
2013.02.17 -
**[국제시단]김명옥-수위조절**
수위조절 / 김명옥 -여기까지 부으면 돼 -아니야, 여기까지 -아니야, 이쯤은 되어야지 지하철 경로석 남자 어르신 세 분이 서로 손을 내밀고 밥물을 맞춘다 투박한 손가락 가운데 마디에서 손등 중심부분을 점찍더니 손목 가까이 찰랑찰랑 차오른다 몇 정거장이 지나도록 아궁이의 불을 ..
2013.02.16 -
[아침의 시]오하룡-대통령의 눈물
대통령의 눈물 /오하룡 대통령 아들 그 힘 빙자하여 세상 모르고 까불다가 결국 민심 흐트러 놓고 들락거리지 말아야 할 곳 들락거리며 눈물 훔치는 장면 안 보는 세월이면 좋은데 그 아들로 하여 명색 대통령이 국민 앞에 기죽어 사과하는 말 안 듣는 세월이면 좋은데 그 날로부터 걷잡..
2013.02.15 -
[아침의 시]이병구-별
별 / 이병구 착하게 살다 죽으면 별이 된다고 한다. 작년에 돌아가신 아버님은 별이 되어 착하게 살라고 타이르신다. 마음이 괴롭고 쓸쓸해지면 아버님의 별자리를 찾아 그 동안의 안부를 전한다. 두고 온 자식들이 보고 싶다고 간혹 별똥별이 되어 손짓을 한다. 은하를 바삐 건너오시는 ..
2013.02.14 -
[아침의 시]고형렬-사람꽃
사람꽃 / 고형렬 복숭아 꽃빛이 너무 아름답기로서니 사람꽃 아이만큼은 아름답지 않다네 모란꽃이 처녀만큼은 아름답지가 못하네 모두 할아버지가 되어서 바라보게 저 사람꽃 만큼 아름다운 꽃 있는가 뭇 나비가 아무리 아름답다 하여도 잉어가 아무리 아름답다고 암만 쳐다보아도 ----..
2013.0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