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들의모음(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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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종환-봉숭아**
봉숭아 / 도종환 우리가 저문 여름 뜨락에 엷은 꽃잎으로 만났다가 네가 내 살 속에, 내가 네 꽃잎속에 서로 붉게 몸을 섞었다는 이유만으로 열에 열 손가락 핏물이 들어 네가 만지고 간 가슴마다 열에 열 손가락 핏물자국이 박혀 사랑아,너는 이리 오래지워지지 않는 것이냐 그리움도 손..
2011.11.02 -
**나호열-제비꽃이 보고 싶다**
제비꽃이 보고 싶다 / 나호열 듣지 말아야 할 것을 너무 많이 들었다 보지 말아야 할 것을 너무 많이 보았다 말하지 말아야 할 것을 너무 많이 떠들었다 듣지 않는 귀 보지 않는 눈 말하지 않는 혀 그래도 봄바람은 분다 그래도 제비꽃은 돋아 오른다 뜯어내도 송두리째 뿌리까지 들어내도..
2011.11.02 -
**김낙형-사랑초**
사랑초 / 김낙형 사랑하며 살기에도 부족한 남은 시간이 안타까운 듯, 잎은 시들어 지면서도 꽃을 피운다 올망졸망 모여 향기가 드러나지 않도록 다소곳이 고개를 숙였다 잎의 사랑을 받아 하얀 꽃 피고 또 피고 쉬임없이 꽃대를 세운다 뒤질세라 솟아오르는 새싹들은 완연한 하트 모양..
2011.11.02 -
**이생진-낙 엽**
낙 엽 / 이생진 한 장의 지폐보다 한 장의 낙엽이 아까울 때가 있다 그 때가 좋은 때다 그 때가 때묻지 않은 때다 낙엽은 울고 싶어하는 것을 울고 있기 때문이다 낙엽은 기억하고 싶어하는 것을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낙엽은 편지에 쓰고 싶은 것을 쓰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낙엽..
2011.10.04 -
**김은경-무명초**
정영은-떠난날을 위한 엘레지 무명초 / 김은경 이름이 없어도 좋으리 누가 불러 주는 이 없어도 좋으리 후미진 바위 틈 기슭 아무도 모르게 살짝 피었다 지는 한 떨기 들꽃 무명초라도 좋으리 오만과 거짓과 탐욕과 위선의 때 묻은 옷을 미련 없이 발가벗는다. 꾸밈없는 진솔한 마음으로 ..
2011.07.16 -
**각시붓꽃**
연주곡-당신이 그리워 질때 각시붓꽃 謎 잔잔한 산자락 양지 바른 곳에 수줍은듯 점잖게 핀 키작은 붓꽃 각시 작아서 소중한, 귀엽고 색고운 꽃이다. 먼길 떠나는 님 마중 하는양 산마루 언덕에 자리를 잡고 애처롭게 피었다. 그 작고 소중한 각시 붓꽃 하나 내 마음속에 품고 돌아 오려니..
2011.06.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