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속담풀이(자편)-13~24**

2012. 4. 1. 11:41″``°☆아름다운글/◈옛속담풀이


                   


                       옛 속담풀이<자편>-13~24


                                                    

13- 재미난 골에 범 난다
      풀이 :
너무 재미에 빠지면 경을 치게 된다. 꼬리가 길면 밟힌다.

 

      옛날 어떤 고을에서는 해마다 수신에게 처녀를 바쳐 제사를 지내는 풍습이 있었다.

      새로 부임한 사또가 가만히 보니 이 풍습으로 무당들과 동네 일을 맡아보는 이장들이

      톡톡히 재미를 보고 있었다. 백성들은 자기 딸이 수신의 아내로 뽑히지 않게 해달라고

      해마다 무당과 이장에게 재물을 바치는 것이었다.


      제사를 지내는 날 사또가 의관을 갖추고 강가로 나가 보니 수신의
아내로 뽑힌  

      처녀는 이쁜 얼굴이 아니었다. 사또는 큰 무당에게
     "수신의 아내는 천하절색이어야 하는데 이 처녀는 아름답지가
못하구나. 수고스럽지만

      네가 수신에게 직접 가서 며칠만 기다려 달라고 여쭙고 오너라." 하며 큰 무당을 강물

      속으로 던져버렸다. 한번 가라앉은 큰 무당은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사또는


     "허, 왜 이리 소식이 없을꼬?" 하면서 무당들을 차례차례
다 던져버리고,

      이번에는 무당들과 짜고 백성들을 울리던 이장들을  몽땅 물에 던져 넣었다. 

      이때부터 그 지방에서는 수신에게 처녀를 바치는 풍습이 없어졌다고 한다.

 

 

14-저녁 굶은 초서
     풀이 : 흘려 써서 알아볼 수 없는 글씨.

     옛날에 어떤 가난한 선비가 저녁 때꺼리가 없어 쌀가게에다 외상을 좀 주십사 하는

     편지를 보냈다. 그러나 유식한 체 하느라고 초서로 써서 보내는 바람에

     쌀집 주인이 알아보지 못해서 쌀을 꾸지 못했다는 얘기.

 

 

15-저 먹자니 싫고 개 주자니 아깝다
     풀이 : 저한테 소용이 없는 물건도 막상 남을 주자니 싫다.

 

    고종 때 한 대감이 뇌물로 받은 어물과 고기를 곳간에 쌓아두기만 하고 먹지를 않아서

    썩는 냄새가 진동했다. 그러나 하인들이 버리자고 하면 대감이 노해서 펄펄 뛰는 바람에

    버리지도 못했다는 이야기.

 

 

16-저런 걸 낳지 말고 호박이나 낳았더라면 국이나 끓여 먹지
    풀이 : 지지리 못나서 아무 짝에도 쓸데없는 자를 욕하는 말.

 

     옛날에 신임 사또가 발령이 나면 아전들이 서울로 맞으러 온다. 이때 맞으러 오는

     수리의 행낭 속에는 으레 작은 책 한 권이 들어 있으니, 이 책이 읍총기다.
     읍총기에는 그 지방의 물산과 그것을 백성들로부터 빼앗는 갖가지 방법이 자세히

     적혀 있었다고 한다. 수리가 읍총기를 꺼내 바치면 못난 사또들은 좋아하며 재물을

     훔치는 묘리와 방법을 알아내려고 조목조목 캐물었다고 하는데, 이 소식이 퍼지면

     아전들은 "알 만하다." 하고 비웃고 백성들은
   "저런 걸 낳지 말고 호박이나 낳았더라면 국이나 끓여 먹지." 하고 욕을 했다고 한다.

 

 

17-저렇게 급하면 외할미 속으로 왜 못 나왔나
     풀이 : 성미가 되게 급하다.

 

     옛날에 한 영감이 생전 느려터진 사람들만 상대하다가 갑갑증이 나서 성미 급한

     사람을 사위 삼겠다고 방을 내걸었다. 한 총각이 찾아와서 자기가 성미 급한

     사람이라고 말하면서 똥이 마려운데 바지를 벗을 짬이 없다며 바지를 찢고서 누웠다.

     영감은 "햐, 고놈 성미 급하다."고 감탄하며 총각을 사위 삼았는데 다음날 아침에 보니

     이 사위가 자기 딸과 싸움을 하고 있다. 왜 싸우느냐고 물어보니 사위는
    "아, 어제 결혼했는데 왜 아직도 아들을 안 낳는 거여?"  하고 소리를 지르더란다.

 

 

18-저승에 가야만 곱사등이 고친다
     풀이 : 곱사등이는 죽을 때까지 못 고친다.

     그놈은 죽을 때까지 사람 노릇 못할 거라는 이유.

 

     옛날에 노름에 미친 사람이 재산을 다 잃고 나서 상대방에게 한판만 더 하자고 졸랐다.

     상대가 거절하자 그는 처녀를 잡히겠다고 말했다. 처녀가 어디 있냐고 하니까 그놈은
    "내 결혼한지 십년이 넘었지만 노름하느라고 집에서 한번도 자본 적이 없거든.

     그러니 우리 마누라가 진짜 숫쳐녀지 뭔가!" 하더란다.

 

 

19-정신은 처가에 간다 하고 외가에 가겠다.
     풀이 : 어지간히도 헷갈리는 사람. 정신없는 사람을 놀리는 말.

 

     옛날에 정신없는 사내가 있었는데 하루는 어떤 중이 이 사내를 산으로 데리고 가서

     술을 잔뜩 먹여놓고는 머리를 홀랑 깎고 옷을 바꿔입고 먼저 내려가 버렸다.
     이 사내 술이 깨서 보니 자기는 없고 중만 있거든. 이상하다 생각하고 집으로 내려와
     기웃기웃하며 "여보, 주인장 계시오?"하며 주인을 찾으니까 중이 문틈으로 내다보며
    "아니, 날도 저물었는데 웬 중이 주인을 찾는가?" 하고 호통을 쳤다. 그러자 이 사내는

     합장을 하며 "아니올시다. 소승은 절로 가는 참이올시다."하고 산으로 가더란다.

 

 

20-정월 초하루날 먹어보면 이월 초하루날 또 먹으려 든다
     풀이 : 한번 맛을 들이면 비슷한 기회만 닿아도 또 먹으러 든다.

 

     중종 때 한 유생이 과거를 보러 서울에 와서 밤에 종로 거리를 배회하다가 보쌈을

     당했다. 그날 밤 유생은 가죽푸대에 넣어진 채 어느 집으로 업혀가서 미인과 꿈같은

     밤을 지냈는데 새벽이 되니 다시 가죽푸대에 넣어져서 도로 종로 거리에 내버려졌다.
     그후 이 유생은 서울에 과거 보러 올 때마다 또 한번 보쌈을 당해볼까 하고

     종로 밤거리를 어슬렁거리더란다.

 

 

21-조개 속의 게
     풀이 : 연약하디 연약한 사람.

 

     벽초의 임꺽정에 보면 나중에 곽오주의 아내가 되는 신뱃골댁을 가리켜 사람들이

    '조개 속의 게' 같다고 수근거리는 장면이 나온다. 벽초는 신뱃골댁이 겁을 먹고 떠는

     모습을 "배꽃 한 가지가 몹쓸 비바람에 부대껴 떠는 것 같다."고 썼다.

 

 

22-정직한 사람이 뺨 맞는다
     풀이: 눈치없이 정직하면 뺨 맞지.

 

     옛날에 망둥이가 하얀 줄을 타고 올라가서 좋은 자리에 앉아 호령하는 꿈을 꾸었다.

     다음날 망둥이는 해몽 잘하는 가자미한테 가서 해몽을 해달라고 부탁했다.

     가자미는 곧이곧대로 "하얀 줄을 타고 올라간 것은 낚시줄에 달려서 올라간 거이고,

     좋은 자리에 앉은 것은 칼도마에 오른 것이고, 호령을 한 것은 칼도마에 딱 찍히는

     소리야." 하고 해몽해주었다. 망둥이는 화가 나서 가자미 눈퉁이를 칵 올려붙였다.

     그래서 가자미는 눈이 한데로 몰렸다고 한다.

 

 

23-제가 놓은 덫에 치었다
     풀이 : 제가 만든 함정에 빠졌다.

 

     진나라 정승 상앙은 엄한 법을 만들어 백성들을 가혹하게 다스렸다.

     이 법이 얼마나 무서웠던지 길에 물건이 떨어져 있어도 줍는 사람이 없었고, 백성들은

     무서운 꿈에 시달렸으며 자다가도 소스라치게 놀라서 일어나 벌벌 떨었다.
     그러나 이것은 상앙이 정승 자리에서 쫓겨나 정신없이 도망갈 때 얘기다.


     함곡관에 이르렀지만 날이 저물었다. 그는 한 여관에 들어갔다. 여관 주인이 말했다.
    "소신첩(신분증)을 보여주게." 그러나 상앙에겐 소신첩 같은 것이 있을 리 없었다.

     그는 거짓말을 했다. "떠날 때 깜빡 잊고 그냥 왔습니다."
     여관 주인이 수상하다는 듯이 상앙을 훑어보며 말했다.


   "자네는 상앙의 법도 모르나? 소신첩이 없는 사람을 재워줬다가는 재워준 사람까지

    참형을 당하게 되어 있어. 어서 이곳을 떠나게. 까딱하다간 자네 때문에 나까지 죽네."
    상앙은 밤길을 걸으면서 길이 탄식했다.
   "내가 만든 법에 내가 걸려들 줄이야 어찌 알았으리오?"
    그후 상앙은 이리저리 도망다니다가 결국 붙잡혀 오우분시를 당했다고 한다.
   *오우분시 : 소 다섯 마리에게 사지와 머리를 찢겨서 죽는 형벌.

 

 

24-제 논에 물 대기
     풀이 : 자기한테 유리하게 일을 꾸미는 것. 아전인수.

 

     옛날에 경상도 어느 마을에 양반과 백정이 살았는데 양반의 논은 윗쪽에 있고

     백정의 논은 아래쪽에 있었다. 백정은 제 논에 물을 대려면 양반 논의 물을 끌어대야

     할 판이라 고민고민하다가 한 꾀를 생각해내고 한밤중에 양반 논의 물을 빼서 제 논에

     다 대놓았다. 다음날 아침 양반이 알고 노발대발하여 백정을 잡아오라고 했다.

 

     하인이 백정 집에 가봤더니 그집에서는 간밤에 백정이 죽었다고 식구들이 울고 불고

     하고 있었다. 그 소식을 듣고 양반은 백정이 남의 물을 빼가서 벌을 받은 것이라며

     그대로 두었다.그런데 며칠 후에 하인이 논에 나가보니 죽었다던 백정이 논에 나와

     있거든. 하인이 놀래서 물었다. "죽었다카더니 어째 여기 있노?"백정은 시치미를 떼었다.
    "저승에 갔더니 죽을 때가 아직 안됐다카면서 나가라 캐서 왔다 와?"
     하인은 주인한테 가서 이 얘기를 하니까 잡아오라고 했다. 하인은 백정을 잡아다가

     양반 앞에 무릎을 꿇렸다. 양반은 백정에게 호령했다.


   "니 죽어서 저승에 갔다 왔다니 저승에서 보고 들은 거 말해 봐라."
   "예예, 저승에는 십대왕이 있고, 목을 짤려 피를 흘리는 사람도 있고, 뱀에 물러 고생하는
    사람도 있고, 이 세상에서 좋은 일 한 사람은 거기서도 편히 지내고,

    나쁜 일 한 사람은 거기서도 고생하면서 나쁘게 지내고 있습디다.

 

    지 애비도 만났는데 여전히 소를 잡고 있고, 샌님 아버지도 만났는데 이 세상에서

    남의 곡식 농사진 거 다 뺏어서 남한테 피를 흘리게 한 죄로 선지피를 돌아다니면서

    파는데 저를 보더니만 부끄러운 듯이 피합디다." 양반은 이 말을 듣고 놀랐다.
   "아니, 우리 아버지가 선지피를 팔고 돌아 댕겨? 니, 그런 말 다른 사람한테 절대로

    하지 마라."그후 백정이 양반 논에서 물을 빼가도 양반은 아무 말도 안했다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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