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속담풀이(자편)-01~12**

2011. 10. 10. 18:03″``°☆아름다운글/◈옛속담풀이



옛 속담풀이<자편>-01~12



◎01-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
         풀이:한번 놀란 사람은 비슷한 것만 보아도 놀란다.

      ▶옛날에 배고픈 호랑이가 먹을 것을 찾아 돌아다니는데
         아직 해가 서산에 넘어가기 전이라 마을에 내려갈 수도 없었다.
         그래서 산등성이로 어슬렁거리며 돌아다니는데 무슨 고기 냄새가 나는 쪼그만 것이
         앞에서 기어가서 잽싸게 달려들어 덥석 깨물었다.

         그런데 깨물고 보니 이것이 고슴도치라 먹을 수가 없는데다가 입안이 온통
         피투성이가 되고 아파 죽겠어서 도로 칵 뱉어버렸다.
         호랑이는 밤나무 밑으로 가서 쭈그리고 앉아 입에서 나오는 피를 핥아먹고 있었다.
         그때 밤송이가 툭 떨어져 콧잔등을 때리고는 저만치 가서 섰다.

         가만히 보니까 아까 먹던 거하고 똑같이 생겼거든.
         호랑이는 깜짝 놀라서 절을 꾸벅꾸벅하며
        "아이고, 아까는 잘못했습니다. 다시는 먹지 않겠습니다." 하더란다.

◎02-자발없는 귀신은 무랍도 못 얻어 먹는다
         풀이:지나치게 경솔한 귀신은 물밥도 못 얻어 먹는다.
        *무랍:굿할 때 귀신을 위하여 문밖에 내놓는 물에 만 밥.

       ▶옛적에 모시밭에서 풍덕새가 우니까 맨 처음 들은 처녀가
        "여보 동네 사람들, 들어보시오. 닷말 엿말 먹으라고 풍덕새가 우네에." 하고 외쳤다.
          풍덕새가 울면 풍년이 들기 때문이다.그런데 이때 자발없는 한 인간이 톡 나서서
         "닷말 엿말 다 그만두고 됫박쌀이나 먹으면 좋겠네." 해버렸다.
     
          방정맞은 이 말을 듣고 풍덕새는 김이 새서 더 울지 않고 어디론가
          날아가버렸는데 그 다음부터 우리나라에는 오지 않는다고 한다.
          만일 이때 풍덕새가 더 오래 머물고 또 논밭에 가서 울었더라면

          우리나라는 해마다 풍년이 들었을 텐데 경솔한 그 사람 때문에 흉년이 많이 들고
          쌀값이 비싸지게 되었다고 한다. 그렇지만 풍덕새가 모시밭에 앉아서
          울어줬기 때문에 모시는 일년에 세 번씩 수확할 수 있다는 이야기.
         *풍덕새:전설에 나오는 새로 되 땅에 사는데,
          우리나라에 와서 한번 울기만 하면 풍년이 든다고 한다.

◎03-자식 떼고 돌아서는 어미 발자국마다 피가 고인다
         풀이:자식과 생이별하는 어미 눈에는 피눈물이 고인다.

      ▶옛날에 어떤 장수가 여러 척의 배에 군사를 나누어 싣고 양자강 중류의
         삼협을 통과할 때 얘기다.
         부하 하나가 장난 삼아 원숭이 새끼 한 마리를 잡아 배에 실었다.
         어미 원숭이가 곧 새끼를 찾아 뒤따라왔으나 이미 배가 떠난 뒤라 어미는 슬피 울었다.
 
         배가 강을 따라 미끄러져 가자 어미는 산이 연이어 험준하기 짝이 없는
         강가를 따라 계속 배를 쫓아왔다. 그런 식으로 배가 거의 백리를 나아갔는데
         곧 지쳐 그만둘 줄 알았던 어미는 끈질기게 따라 왔다.
 
         마침내 배가 강기슭에 닿자 어미 원숭이는 기진맥진한 몸에서
         남아있는 힘을 다해 배에 훌쩍 뛰어올랐다. 그 순간 어미 원숭이는 너무 탈진했는지
         그대로 죽고 말았다. 병사들이 죽은 어미 원숭이의 배를 갈라보니
         창자가 토막토막 끊어져 있었다. 이 사실을 보고 받은 장수는 크게 노하여
         원숭이 새끼를 잡아온 그 부하를 파면시켰다고 한다.

◎04-작게 먹고 가는 똥 누지
         풀이:큰 욕심 부리지 않고 분수에 맞게 사는 것이 마음 편하지. 작작 먹고 가는 똥 누지.

      ▶초나라의 재상 손숙오는 청렴해서 평생 재산을 모은 게 없었다.
         그는 죽으면서 아들에게
        "혹시라도 왕께서 땅을 주시겠다고 하면 척박한 침구 땅을 달라고 해라." 하고 유언했다.
         그후 손숙오의 아들은 나무를 해다 팔아서 근근히 살아갔다. 

         그런데 하루는 장거리를 지나가던 배우가 옛 정승의 아들이 나무 장사를
         하는 것을 보고 불쌍하게 생각하여 손숙오의 이야기를 연극으로 꾸며 임금 앞에서
         상연했다.임금은 죽은 손숙오가 그리워 눈물을 흘리고는 손숙오의 아들을 불러서 땅을
         주겠다고 했다.손숙오의 아들은 침구 땅을 달라고 했다.

        "하필이면 척박한 침구 땅이냐? 더 좋은 땅을 주마." 임금은 그렇게 말했으나
        손숙오의 아들은 아버지의 유언이라며 침구 땅만을 고집했다.
        그후 수백년 동안 초나라 대신들은 서로 좋은 땅을 차지하려고 다투었지만
        침구는 보잘 것 없는 땅이므로 아무도 그곳을 탐내어 다투지는 않았다.
        손숙오의 선견지명으로 자손들은 대대로 그 땅을 소유했다고 한다.

◎05-작은 고추가 더 맵다
         풀이:작은 사람이 더 야무지다.

      ▶옛날에 평양감사가 내려왔는데 불과 나이가 열 다섯 살 밖에 안되어서
         맨날 지붕에 올라가 기왓장을 들치고 새나 잡고 돌아다녔다.
         그러자 한 좌수가 저 감사 정사나 제대로 할 수 있겠나 싶어서
         하루는 지나가는 중을 붙들고
        "네 고깔이 낡았구나. 내가 새 고깔 하나 얻어 쓰게 해줄테니 내 말대로만 하라." 며 
         중의 고깔을 벗겨서 제가 갖고는 이러저러하라고 일러주었다.
         중은 감사가 새 잡는 곳으로 가서 말했다.

       "머리에 썼던 고깔이 돌개바람에 날아갔으니 고깔을 찾아주십시오."
        감사는 지붕에서 내려와서 하인에게 일렀다.
       "대동강에 나가서 올라가는 뱃사공과 내려가는 뱃사공, 두 사공을 잡아왔다.
        감사는 두 사공에게 말했다.
       "너희는 듣거라. 올라가는 놈은 바람을 올리불라 했고 내려가는 놈은 바람을
        내리불라 해서 바람이 올리가다 내리가다 하다가 서로 마주쳐서
        돌개바람이 일어나 이 중의 고깔을 날아가게 했으니 너희는 고깔값을 물어내야 한다."
        사공들은 감사의 말에 할 수 없이 고깔값을 물었다.

        감사는 돈을 받고 새 고깔을 중에게 주며
       "뱃사공들이 억울하게 돈을 물어서 산 고깔이니만치 다시는 바람에 날리지 않게 하라."
        이르고는 하인을 불러
       "중의 머리에 고깔을 씌우고 못을 박아라." 하고 호령했다.
        중이 이 말을 듣고 급해 맞아서
       "제 고깔은 있습니다. 저기 있는 좌수가 그럭하라 해서 거짓말 했습니다.
        하고 다 말해버렸다.
        감사는 좌수를 엎어놓고 상관을 괴롭혔다며 볼기를 때렸다.
        그 다음부터는 아무도 어린 감사라고 얕잡아 보지 않았다는 얘기.

◎06-작은 절에 고양이가 두 마리
         풀이:먹을 것도 변변치 않은 작은 절에 고양이가 두 마리나 있다.
         필요치 않은 군식구가 많다.

      ▶조선조 후기에 오면 아무리 작은 고을이라도 아전의 수가 60 명을 내려가지 않았고
         안동이나 나주 같은 큰 고을에는 수백 명이나 되었다.
         한 고을에 아전들이 이렇게 많다 보니 그들
         뒤치닥꺼리를 하느라 죽어나는 것은 백성이었다고 한다.

◎07-잠꾸러기네 집에는 잠꾸러기만 모인다
         풀이:비슷한 놈은 비슷한 놈끼리만 어울린다. 조는 집에 자는 며느리 들어온다.

      ▶계집종이 주인어른의 밥상을 들고 오니까 마루 위에 있던 사내 하인이
         급하게 받는다고 받은 것이 기둥을 안고서 받아 버렸다.
         무거운 밥상을 들고 이럴 수도 저럴 수도 없게 된 하인이
       "이러다가 팔 빠지겠다. 빨리 톱 갖고 와서 이 기둥 좀 베어 내!" 하고
         소리를 지르니까 주인이
       "이 바보놈아. 기둥을 베면 집이 어떻게 되니? 그냥 들고 있는 채로 내가 먹으면 
         되잖아." 하더란다.


◎08-장수를 잡으려면 말부터 쏘아야 한다
         풀이:적장을 잡으려면 먼저 그가 의지하고 있는 것부터 없애야 한다.

      ▶조선 초기 함경도에서 이시애가 난을 일으켰을 때 길주에 사는 허유례가
         이시애가 늘 지나가는 길목의 높은 나무 위에 활을 들고 올라가 있다가 먼저
         말을 쏘고, 이시애가 말을 일으키려고 소리를 지를 때 이시애를 쏘아 잡았다는 얘기.
        *이 이야기는 함경도의 구전설화로 역사적 사실과 다를 수 있다.

◎09-장난이 아이 된다
         풀이:장난으로 잤다가 아이를 밴다.
         장난으로 시작한 일이 엄청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뜻.

      ▶춘추시대 송나라 장수 남궁장만은 천하장사였으나
         싸움터에 나가 한번 포로가 된 적이 있었다.
         그는 그것 때문에 임금한테 '죄수'라고 놀림을 받았다.
         하루는 임금과 신하가 어울려 술을 먹고 있는데 주왕실에서 사신이 와서
         새 왕이 등극했다는 사실을 알렸다. 그러자 남궁이 말했다.
 
        "신은 아직 왕도의 번화한 거리를 구경하지 못했습니다. 원컨대
         사명을 받잡고 이번에 한번 가보고자 합니다." 그러나 임금은 또 장만을 골렸다.
        "우리 송나라에 비록 사람은 없지만 어찌 죄수를 사자로 보낼 수 있으리오?"
         이 말에 모든 궁인이 크게 웃었다.

         임금은 장난으로 한 말이었지만 남궁은 워낙 술에 취해
         있었기 때문에 노여움을 참지 못하고 임금을 한 주먹에 때려죽였다고 한다.

◎10-장마 도깨비 여울 건너가는 소리
         풀이:무슨 말인지 모르게 씨벌씨벌 지꺼리는 소리.

      ▶옛날에 어떤 바보 신랑이 처갓집에 다니러 갈 적에 그 어머니가 걱정이 되어
        "너 처갓집에 가면 사위 온다고 맛있는 걸 해줄텐데 뭘 먹겠냐고 물으면
         편(떡), 면(국수), 꿀을 먹겠다고 해라." 하고 떡 먹듯이 일러주었다.
         이놈은 당나귀를 타고 가면서 잊지 않으려고 입 속으로 "편면꿀, 편면꿀."하며 갔다.
         그런데 당나귀가 또랑을 건너 뛰는 바람에 그만 편면꿀을 잊어먹고 말았다.

         그래서 당나귀에서 내려 망건을 벗어서 또랑물을 막고, 
         갓으로 물을 떠서 잊어비린 말을 찾으려고 덤벼들었다. 그때 지나가던 사람이 보고
         무슨 보물이라도 잃은 줄 알고 물었다.
       "뭘 찾고 있소?"
       "예예, 뭘 잃어서 그걸 찾고 있어요." 행인이 다시 물었다.
       "이편에서 잃었소? 저편에서 잃었소?" 그러니까 이놈은
       "맞았소. 편이오, 편. 편을 찾았다!" 하며 좋아했다. 행인은 이상해서
       "당신 어느 면 사람이요?"하고 물었다. 그러니까 이놈은
       "맞았소. 면이요, 면. 면을 찾았다!"고 했다. 행인은 이거 바보로구나 싶어서
       "고놈 눈깔이 꿀종지같이 생긴 게 잘도 논다."고 했다. 그랬더니 이놈은
       "옳지! 꿀이다 꿀. 이제 다 찾았다."고 좋아했다.

        이놈은 잃어버린 말을 다 찾고서 당나귀를 타려고 보니 당나귀가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 않았다. 그렇지만 당나귀란 말이 갑자기 생각이 안 나서 이놈은
        당나귀 똥을 줏어들고
      "이따위 똥 싸는 짐승 어디메 있소?" 하며 걸어갔다.
        그리고 처갓집이 수수깡 울타리를 해서 바람이 줄 적에 
        수수빵땅 하는 소리가 나던 것이 생각나서
      "수수빵땅 하는 집 어디메 있는지 아슈?" 하며 헤매고 다니더란다.

◎11-장바닥에서 닳은 조약돌 같다
         풀이:사람이 닳고 닳아서 뺀질뺀질하다.

      ▶옛날에 남이 무슨 말을 하면 어대기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었다.
         굳은 땅에 물이 고인다고 하면
        "벽에도 물이 고이네?"하고, 접시밥도 담을 탓이라고 하면
        "죽도 그래?"하고, 손 가서 언짢을 것 없지 하면
        "눈깔을 찔러도 언짢찮어?"하더란다.

◎12-장사말 하는데 혼사말 한다
         풀이:장례 치룰 얘기를 하고 있는데 혼인 치룰 얘기를 한다.
         전혀 상관도 없는 뚱딴지 같은 소리를 한다.

      ▶옛날에 말주변이 지독하게 없는 사내가 초상집에 문상을 가서 상주한테
         절을 하고 뭐라고 인사말을 해야 할지 몰라서 식은땀을 흘리고 있는데,
         마침 뒤꼍에 있는 감나무에서 까마귀들이 까악까악 울었다.
         이 사람은 옳다 됐다 하고
        "지금 우는 까마귀는 댁엣 것입니까?" 하더란다.

         역시 말주변이 없는 사람이 문상을 갔는데 상주한테 절을 하고 할 말이 없어서
         잠자코 있었다. 상주가 뭐라고 인사를 하라는 뜻으로 빤히 쳐다보는데
         이런 환장할 노릇이 있나? 이 친구 시선을 어디다 둬야 할지를 몰라서
         뒤를 돌아보니 제가 벗어놓은 신발이 있거든. 그러니까 이 사람은 옳다 됐다 하고
        "짜식들, 제 신발은 죄다 신고 가고 내 신발만 남겨놨구나." 하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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