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속담풀이<가편>-1~5
1-가는 손님은 뒤꼭지가 이쁘다 풀이:집에 와서 밍기작거리고 있는 손님은 미워도, 볼 일만 보고 돌아가는 손님은 뒤통수까지 이뻐 보인다. 옛날에 어떤 가난한 집에 사위가 다니러 와서 도무지 갈 생각을 않고 양식만 축내고 있었다. 장인은 어떻게 하면 사위를 쫓아 보낼까 궁리하다가 어느날 아침 마당을 쓸다 말고 급하게 문 있는데로 나갔다. 그리고 조금 있다가 들어오면서 "허, 별놈의 새끼 다 보겠다. 남의 사위 오래 있건 말건 무슨 상관이야? 우리 집이 가난하면 가난했지, 사위 하나 못 먹일 줄 아나?"하고 투덜거렸다. 사위는 이 말을 듣고 아침밥도 먹지 않고 가버렸다고 한다. 2-가르친 사위 풀이: 아주 못나서 가르쳐준 것밖에 모르는 사람.
옛날 어느 고을에 미련한 사또가 왔다. 하루는 한 농사꾼이 찾아와서 "어젯밤 저희 집 소가 죽었는데 어찌하오리까?"하고 물었다. 사또는 "네 소가 죽었으면 죽었지 어찌하오리까 하는 것이 뭐가?" 하며 농사꾼을 내쫓고는 안에 들어가서 잘한 듯이 부인에게 말했다. 그러나 부인은 "그건 잘못했수다. 내일 그 사람을 불러다가 내 돈 쉰 냥을 줄테니 죽은 소의 가죽은 벗겨서 팔고 고기는 점점이 베어 동리 사람들한테 팔아서 이 돈과 합해서 큰 소 만들라구 하라. 그렇게 말하시오." 하고 가르쳐 주었다. 다음날 사또는 그 농사꾼을 불러서 부인이 하라는 대로 했다. 그 다음날 또 한 사람이 와서 "우리 어머니가 죽었는데 어찌하오리까?" 하고 물었다. 그러자 사또는 "그럼 내 돈 쉰 냥을 줄테니 네 어머니 가죽은 벗겨서 팔고 고기는 점점이 베어 동리 사람들에게 팔아서 이 돈과 합해서 처녀 하나 사다가 어머니 삼아라." 하더란다. 3-가만히 먹으라니까 뜨겁다 한다. 풀이:남 몰래 가만히 먹으라니까 눈치없이 뜨겁다 한다. 저를 위해주는 줄도 모르고 눈치없이 어긋난 짓을 한다.
옛날에 한 신랑이 처갓집에 갔더니 각시는 인절미에 팥고물을 묻혀가며 떡을 썰고 있었다. 신랑이 옆에서 보고 있자니까 각시는 제 신랑 한 입이라도 더 먹이고 싶어서 떡 한 덩이를 뚝 떼어 부모 모르게 신랑 손에 쥐어주었다. 신랑은 깜짝 놀라서 "아, 뜨거! 앗, 뜨거!" 하고 소리를 질렀다. 각시는 부모 보기가 민망하여 "팥고물 하나 튀어간 걸 가지고 뭘 저래?" 하고 혼자말 하듯이 중얼거렸다. 그랬더니 신랑은 쥐고 있던 떡 덩이를 장모 앞에 쑥 내밀며 "아니, 이게 팥고물 하나여?" 하더란다. 4-가림은 있어야 의복이라 한다. 풀이:가릴 곳은 어느 정도 가려야 옷이라 한다. 사람도 어느 정도 갖출 것은 갖춰야 사람이라 한다.
옛날 어떤 집에 한 나그네가 찾아와 하룻밤 묵어가자고 했다. 주인은 마침 심심하던 참이라 나그네를 불러들여 저녁을 잘 대접하고 나서 당신 옛날 얘기 할 줄 아냐고 물었다. 옛날 얘기 할 줄 모른다고 하니까 그럼 바둑 둘 줄 아냐고 물었다. 바둑 둘 줄 모른다고 하니까 장기 둘 줄은 아냐고 물었다. 장기 둘 줄 모른다고 하니까 그럼 고누는 둘 줄 아는가 했다. 그것도 모른다고 하니까 그럼 아는 게 무엇이냐고 물었거든. 그랬더니 밥은 먹을 줄 안다고 하더란다. 5-가랑니가 더 문다. 풀이:같잖거나 시시한 놈이 더 괴롭힌다.
정약용이 전라도 강진으로 귀양갔을 때 본 얘기다. 하루는 급창이 송사 하러 온 백성을 두고 농간을 하는데, 사또는 아무 말이 없는데 제가 나서서 성내어 꾸짖고, 사또는 긴 말이 없는데 제가 나서서 고함을 지르고, 사또는 부드러이 말하는데 제가 나서서 고함을 지르고, 사또는 긴 말이 없는데 제가 나서서 잔소리를 하고, 사또는 명령하지 않는데 제가 큰 소리로 "매우 치라!"고 하더란다. *급창:관아의 노비로서 하루 종일 뜰에 서서 사또의 말을 전하는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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