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속담풀이<가편>-06~10**

2011. 3. 30. 10:47″``°☆아름다운글/◈옛속담풀이


    옛 속담풀이<가편>-6~10


6-개구리도 옴쳐야 뛴다.
    풀이:무슨 일을 하든지 준비가 필요하다. 
   그러니 준비가 될 때까지 기다려 달라는 뜻.

    옛날에 하루 종일 방구석에 틀어박혀 바퀴 사냥만 하는 아이가 있었다.
    어머니는 화가 나서
   "야, 이놈아, 다른 집 애들은 돈도 많이 벌고 하는데 너는 맨날 구들장에
    처박혀서 바퀴 사냥만 하고 있으니 이거 어드렇게 살갔네?"
    하고 잔소리를 했다. 그럴 때마다 이놈은
   "오마니, 조금만 기다려 보시라우요."라고 말만 했다.
    아이는 얼마 후 바퀴 사냥을 끝내더니 이번에는 머리카락으로 홀치(올가미)를
    만들어서 뛰는 벼룩을 나꿔채 잡는 연습을 했다.
    이렇게 해서 벼룩을 한 마리도 놓치지 않고 잡게 되자 아이는
   "이만하면 산짐승 사냥 나가도 쓰겠다."하며 굵은 밧줄을 가지고
    깊은 산중으로 들어갔다.
    한 곳에 가니 범이 큰 바위에 올라서서 사방을 둘레둘레 보고 있었다.
    범은 화가 나서 달려들어 아이를 통째로 집어삼켰다. 아이는 범의 뱃속으로
    들어갔다가 똥구멍으로 기어 나와서 손에 쥐고 있던 밧줄을 큰 나무에다 잡아 맸다.
    범은 더욱 화가 나서 이리 뛰고 저리 뛰고 하는데
    차츰차츰 범의 모가지는 입으로 들어가고
    막판에는 그 모가지가 똥구멍으로 나와서 범은 홀랑 뒤집혀졌다.
    아이는 이렇게 범을 잡아가지고 숱하게 돈을 벌었다고 한다.
7-개천아 네 그르냐, 봉사 내 그르냐
    풀이:봉사가 앞 못봐서 개천에 빠져놓고는 애꿎게 개천을 탓한다. 
   자기가 잘못해놓고 남을 탓한다
.

    옛날에 충주에 고지식하기로 유명한 이장천이라는 사람이 살았는데
    도둑이 들까봐 돈을 산 속에다 묻어두고 '이장천이 돈 묻어둔 곳'이라는
    팻말을 세워두었다. 며칠 후 가보니 돈을 누가 파가고 없어서 이장천은
   "세상에 이럴 수가 있나? 내가 파묻었다고 팻말까지 해두었는데 파가다니."
    하며 탄식했다. 또 그는 서울에 가서 여관에 든 적이 있는데
    돈과 옷을 잃어 버릴까봐 벽장에 집어넣는다고 한 것이 들창을 열고서
    집어던져 버렸다. 다음날 아침 옷을 입으려고 보니까 벽장이 없거든
    그러니까 이장천은
   "야, 서울놈들 지독하구나. 벽장을 송두리째 떼어가다니!" 하더란다.
8-개천에 내다버릴 종 없다.
    풀이:아무리 못난 사람도 다 쓸모가 있다.

    옛날에 여러 사람이 배를 타고 바다를 건너는데 갑자기 풍파가 심해져서
    배가 엎어질 지경이 되었다. 배에 탄 사람들은 목숨만 살려달라고 천지신명께 빌었다. 
    그러나 유독 한 사람만은 거꾸로 제발 죽게 해달라고 빌었다.
    누구 덕인지는 몰라도 어쨌든 그후 바람이 자고 파도가 잔잔해져서 배는
    무사히 육지에 닿게 되었다. 사람들은 배에서 내리자마자,
    죽게 해달라고 빌던 사내를 늘씬하게 두들기면서
   "이놈아, 무슨 억하심정으로 그렇게 독하게 빌었냐?"하고 욕을 퍼부었다.
    그러니까 이 사내는
   "당신들, 내 덕에 살아난 줄이나 아쇼." 하며 사람들을 짜악 노려봤다.
    사람들은 하도 이상해서
   "어째서 당신 덕에 살아났느냐?" 하고 물으니까 이놈은
   "나는 평생에 원하는 대로 되어본 적이 단 한번도 없소.
    내가 원하면 꼭 거구로만 되거든.
    그래서 제발 죽게 해달라고 비니까 바람이 잦아서 살게 된 거 아니요.
    만일 내가 살려달라고 빌었더라면 나도 죽고 당신들도 죽었을 거요!" 하더란다.

9-건너산 보고 꾸짖기
    풀이:누구를 직접 꾸짖기가 거북할 때 다른 사람에게 빗대놓고 꾸짖는 것.

     옛날에 배돌석이란 사람이 전쟁에 나갔다.
     돌아와서 몸 부칠 데가 없어 친구네 집에서 자고 먹고 했다.
     처음 몇 달은 그집 부모형제들이 내색없이 잘 대접하더니 차츰 대접이 달라져서
     마침내는 바깥늙은이가 빗대놓고 욕설을 하는데, 작은 아들이 나무 안해온다고
    "개새끼는 도둑 지키고 달기새끼는 홰를 친다. 사람의 새끼가
     왜 놀구 먹는단 말이냐! 싹수없는 자식이 못된 것은 잘 보고 배우는구나."
     하고, 수족 성한 거지가 얻어먹으러 왔다고
    "사족이 멀쩡하게 생긴 녀석이 어디 가 무슨 일을 못해서 얻어먹는단 말이냐.
     우리집에서 공밥 잘 먹인다는 소문이 났느냐?" 하더란다.
 
10-검은 머리 가진 짐승은 구제 말란다.
     풀이:사람은 은혜를 잊어버리니 구해줄 필요가 없다.

     공주에서 금강을 이십리쯤 거슬러 올라가면 인불구라는 글자가 새겨진 바위가
     나오는데 이 바위에는 다음과 같은 전설이 있다.
     옛날에 홍수가 졌을 때 한 나무꾼이 이 바위에 나와 물 구경을 하다가
     떠내려오는 뱀과 노루와 한 젊은이를 건져주었다.
     그후 노루가 보물을 갖다주어서 나무꾼은 부자가 되었다.
     그러자 물에서 꺼내준 젊은이가 시기가 나서 나무꾼이 도둑질해서
     부자가 되었다고 무고를 했다. 나무꾼은 노루가 금은보화를 갖다 주었다고
     자초지종을 설명했지만 사또는 믿지 않았다.
     그래서 나무꾼은 억울하게 옥살이를 하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날 사또가 뱀에게 물리는 사건이 일어났다.
     사또의 몸은 뚱뚱 붓고 거의 죽게 되었다.
     이때 뱀이 옥으로 찾아와 나무꾼을 물고 이상한 풀잎을 주고 사라졌다.
     나무꾼도 뚱뚱 부었지만 그 풀잎을 바르자 깨끗이 나았다.
     나무꾼은 그 풀잎으로 사또의 병도 낫게 해주었다.
     사또는 비로소 나무꾼의 말이 사실이라는 것을 알고 나무꾼을 풀어주고
     모함한 젊은이를 대신 옥에 가두었다.
     짐승도 구해주면 은공을 아는데 사람은 구해줘도 은공을 갚기는 커녕
     도리어 해치는 수가 많으니 조심하라는 의미에서
    '사람을 구하지 말라(인불구)'는 글자를 바위에 새겼다는 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