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속담풀이<마편>-21~25**

2011. 3. 30. 11:02″``°☆아름다운글/◈옛속담풀이


       옛 속담풀이<마편>-21~25


21.- 물이 깊어야 고기가 모인다
        풀이:속이 깊어야 사람들이 따른다.

       초장왕이 백관을 모아 놓고 연회를 베풀었다.
       그런데 갑자기 바람이 불어 촛불이 꺼지자
       누군가 어둠 속에서 왕이 사랑하는 애첩의 허리를 끌어안았다.
       애첩은 그자의 갓끈을 끊어가지고 왕한테 달려가서
       즉시 불을 밝혀 그자를 잡아달라고 했다. 그러나 왕은
      "아직 불을 켜지 마라. 모든 대부는 갓 끈을 끊고 실컷 마시며 즐기자.
       갓 끈을 끊지 않는 자는 내가 벌하리라." 하고 말했다.
       이리하여 그 자리에 참석했던 사람은 모두 갓 끈을 끊었다.
       애첩을 끌어안았던 자는 물론이고
       모든 대부가 왕의 도량에 감탄하고 더욱 왕을 따랐다고 한다.

      (후일 애첩을 안았던 장수는 타국과의 전쟁에서 왕이 꼼짝없이 죽게되었을때
       왕을 대신해 무수한 화살을 맞고 고슴도치가 되어 전사했다)

22.- 물은 건너보아야 알고 사람은 지내보아야 안다
        풀이:물은 건너보아야 깊이를 알고
       사람은 오래 사귀어봐야 됨됨이를 안다.

       옛날에 한 영감이 세 며느리를 보았는데 며느리를 불러 놓고
       삼년 후 자기 환갑 때 무엇을 해줄 거냐고 물었다.
       큰며느리는 소를 잡아준다고 하고 
       둘째며느리는 돼지를 잡아준다고 했다.
       그러나 셋째며느리만은
      "그때 가봐야 알겠습니다." 하고 대답했다.
       시아버지는 큰며느리와 둘째한테는 고마워했지만
       셋째한테는 서운하게 생각했다.
       그날부터 셋째며느리는 우선 달걀 하나를 사서 병아리를 만들고,
       그 병아리를 키워서 큰 닭을 만들고,
       그 닭이 낳은 병아리를 모두 키워서 돼지새끼를 만들고,
       그 돼지를 키워서 송아지를 사고,
       그 송아지를 키워서 큰 소를 만들었다.
       그럭저럭 시아버지 환갑날이 닥쳐왔다.
       큰며느리와 둘째는 그동안 아무것도 준비한 게 없었지만,
       셋째는 큰 소 한 마리를 축하선물로 바쳤다고 한다.

23.- 물탄 꾀가 전꾀를 속이려 한다
        풀이:얕은 꾀가 온전한 꾀를 속이려 든다.

       제나라 안영이 초나라에 사신으로 갔다. 
       초령왕은 안영을 골리려고 한 꾀를 내어 
       제나라 출신 죄수를 결박지어 전각 앞으로 지나가게 했다.
       초왕이 짐짓 물었다.
      "그 죄수는 어느 나라 출신이냐 ?" 무사가 대답했다.
      "예, 제나라 사람입니다."
      "무슨 죄를 저질렀느냐?"
      "예, 도둑질을 했습니다." 초왕이 안영을 돌아보며 물었다.
      "제나라 사람은 다 도둑질하는 버릇이 있소?" 안영이 대답했다.
      "강남의 귤을 강북으로 옮겨 심으면 탱자가 된다고 합니다.
       기후와 토질이 다르기 때문이죠.
       이와 마찬가지로 제나라 사람은 도둑질을 안합니다만
       초나라에만 오면 도둑질을 합니다.
       기후와 토질이 다르기 때문이죠." 초왕은 부끄러워
      "과인이 그대를 모욕하려고 했는데 오히려 모욕을 당했구려."
       하며 안영을 예로써 대접했다고 한다.

24.- 미련한 놈이 범 잡는다
        풀이:영리한 사람은 이리 재고 저리 재느라 큰 일을 못하지만 
       미련한 사람은 멋도 모르고 큰 일을 하는 수가 있다.

       옛날에 어떤 총각이 개를 한 마리 기르고 있었는데
       이 개가 사나워서 동네 어떤 개하고 싸워도 지질 않았다.
       그런데 하루는 이 개가 조그만 짐승한테 물려서 깨갱거렸다.
       총각은 화가 나서
      "저 놈의 개새끼 죽여버린다." 하며 뛰쳐나가려고 했다. 어머니가
      "이 미욱재기(미련한 바보)야,
       그건 개가 아니라 범의 새끼야."하고 말렸지만 이 녀석은
      "그러면 범 죽여버린다." 하고 뛰쳐나가
       꼬랑지를 잡고 공중에 휘휘 돌리다가 땅에다 태기를 쳐서 죽였다.
       이놈은 범의 가죽을 장에 갖다 팔아 돈을 벌었다.
       이 미욱재기는 돈 버는데 재미가 나서 범을 잡으려고
       깊은 산중 범들이 모여 있는 데까지 갔다.
       이놈은 범을 보고 기뻐서 잡으려고 달려들었으나
       오히려 큰 범한테 잡히고 말았다.
       큰 범은 미욱재기를 씹어먹으려고 했으나 다른 범들이
       서로 뺏어 먹겠다고 달려들자 혼자 먹을 욕심으로 통째로 삼키고 말았다.
       범의 뱃속에 들어간 미욱재기는 평소에 먹고 싶던 간과 천엽을 보고
       이게 웬 떡이냐며 주머니에서 창칼을 꺼내서 베어 먹었다.
       큰 범은 아픔을 견딜 수 없어서
      "야, 이놈들아, 너희들 때문에 사람을 통째로 삼켜서 배가 아파 죽겠다."
       하며 다른 범들을 물어 죽였다.
       범들이 다 죽은 다음에 이 미욱재기는 범의 배를 째고 나와
       죽은 범들의 가죽을 벗겨 팔아서 잘 먹고 잘 살았다고 한다.

25.- 미운 중놈이 고깔을 모로 쓰고 이래도 밉소 한다
        풑이:밉다고 하니까 더 밉살스러운 짓을 한다.

       옛날에 한 영감이 사돈네 집에 갔더니 저녁을 대접하는데
       꽁보리밥에 반찬이라곤 된장 지진 것 한가지 뿐이었다.
       이 영감은 사돈이 미워서 속이 부글부글 끓지만 배가 고프니 할 수 없이
       그 밥을 먹는데 반찬이라고는 하나 뿐이라
       자연히 숟갈이 된장 쪽으로 가니까  그 인색한 놈은
      "사돈께서는 된장을 무척 좋아하시는군요." 하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