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속담풀이<바편>-01~10**

2011. 3. 30. 11:03″``°☆아름다운글/◈옛속담풀이


옛 속담풀이<바편>-01~10



1.-바람 따라 구름 가고 구름 따라 용이 간다
    풀이: 둘이 정답게 붙어 다닌다.

     명종 때 단천령 이억순은 피리를 잘 불고 영변 기생 초향이는
     가야금을 잘 타는 것으로 유명했다.
     그러나 두 사람은 상면조차 한 일이 없었다.
     어느 해 단천령이 영변에 갔다가 일부러 거지 차림을 하고 초향의 집을 찾아갔다.
     그는 초향의 집 앞에 가서 거적대기에 누워 있었다.
     밤이 이윽해지자 초향이는 가야금을 타기 시작했다.
     때를 놓칠세라 단천령은 초향의 가야금 자락에 맞추어 피리를 불었다.
     초향이는 단 한번도 단천령의 피리 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었지만
     직감적으로 단천령이란 것을 알고 버선발로 쫓아 나왔다.
     그후 두 사람은 묘향산 구경을 가서 바람 따라 구름 가고 구름 따라 용이 가듯이
     정답게 붙어 다니며 음악으로 서로를 아울렀다고
한다.

2.-바람이 불다불다 그친다
    풀이: 성이 나 펄펄 뛰어도 내버려두면 제 풀에 사그라든다.


     옛날에 관아의 하인 하나가 사또 앞에 밥상을 놓다가 그만
     방구를 뽕 하고 꾸고 말았다. 사또는 성이 나서 물었다.
    "이게 무슨 소리냐?" 하인은 급해서 한다는 소리가
    "예, 뽕구새 소리예요." 이 말을 듣고 사또는 더 성이 나서 펄펄 뛰었다.
    "뭐 어째? 뽕구새 소리? 뽕구새 소리라면 뽕구새도 있겠구나.
     그럼 뽕구새를 당장 잡아오너라. 못 잡아오면 네 목은 달아날 줄 알아라!"
     하인은 물러 나와 가지고 저의 집에 한 사흘쯤 숨어 있다가
     사또의 화가 풀어질 즈음에 사또 앞에 나타났다.
    "황송합니다. 뽕구새 잡으러 사흘이나 돌아다녔는데 뽕구새가 없어서
     그 엄지를 잡아왔습니다." 하인은 종이에 싼 것을 내밀었다.
     사또가 펴보니 그건 똥이더란다.

3.-바로 못가면 둘러 가지
    풀이: 바로 못 가면 둘러가는 길이 있다. 다 하는 수가 있다.

     태종 때 이조판서 허성은 청렴결백하고 고집이 세어서
     인사청탁하는 사람이 가까운 곳으로 가기를 원하면 먼 곳으로 보내고
     남쪽으로 가기를 원하면 북쪽으로 보내는 뒤쪽 성질이 있었다.
     그때 일운이라는 능구렁이 같은 중이 단속사 주지로 가고 싶어서
     하루는 허 판서의 심복을 찾아가 넌지시 말을 비쳤다.
    "이번 승려들의 인사 이동 때 평양의 영명사는 경치가 좋은 곳이니
     구경 삼아 그런데 한번 가봤으면 좋겠지만 만일에
     영남에 있는 단속사 같은 데로 보내면 큰일이지."
     며칠 후 아니나다를까 일운은 단속사 주지로 발령이 났다. 일운은 사령장을 받아들고
    "그러면 그렇지. 아무리 고집쟁이라도 나같은 늙은 도적의 술책을 당할 수가 없지."
     하며 웃더란다.

4.-반드럽기는 삼년 묵은 물박달 방망이
    풀이: 뺀질거리며 남의 말을 잘 듣지 않는 사람.

     옛날에 일이라곤 할 줄도 모르면서 뺀질거리기만 잘하는 며느리가
     또 낮잠을 자고 있어서 시어머니가 깨웠다.
    "얘, 해는 짧은데 바느질은 언제 하려고 잠만 자니?"
    "해가 짧다구요? 짧기는커녕 둥글기만 합디다."
    "얘, 말이 무던하구나."
    "말이 무던하다 해도 이 말(마을)에는 기와집 하나 없던걸요."
    "쯧쯧, 한 말이나 질라!"
    "한 말 지면 가볍고 두 말 지면 무겁지요."
    "넌 동지 섣달 긴긴 밤에 그런 궁리하느라 잠을 밑졌겠구나?"
     며느리는 눈을 흘기며 말했다.
    "요새 밤이 길다구요? 어제 애비가 장에 가서 밤 한말 사온 걸 보니
     동글동글하기만 합디다."

5.-반잔 술에 눈물 나고 한잔 술에 웃음 난다
    풀이: 대접을 조금만 소홀히 해도 서운하고,
    조금만 잘해줘도 좋아하는 것이 인간이다. 성의있게 대접하라는 뜻.

     옛날에 술 좋아하는 사람이 이웃집에 세배를 갔다.
     그런데 상을 차려오는 걸 보니 술잔이 너무 작아서 술 먹을 마음이 나지 않았다.
     이 사람이 술잔을 들고 입에 대지는 않고 구슬 같은 눈물을 뚝뚝
     떨어뜨리고 있으니까 주인이 왜 그러느냐고 물었다.
     그러나 이 사람은 아무 말도 않고 그대로 눈물만 흘렸다.
     이 사람은 잠시 그렇게 있다가
    "다른 게 아니라, 일전에 우리 형님이 술을 자실 때 술잔이 너무 작아
     그게 목구멍으로 넘어가서 돌아가셨는데, 이제 작은 술잔을 보니까
     형님 생각이 나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는구려.." 하고는 다시 눈물을 흘렸다.
     주인이 눈치를 채고 곧 큰 술잔을 가져와 가득 따라 주었더니
     그제서야 이 사람은 아뭇 소리도 않고 술만 마시더란다.

6.-밤비에 자란 사람 같다
    풀이: 햇빛을 못보고 자란 사람같이 어리석고 무능하다.

     옛날에 어떤 사람이 점쟁이한테 가서 점을 쳐봤더니 명이 쉬흔 살밖에 안된다고 했다.
     그래서 이 사람은 쉬흔 살이 되던 해에
    "금년만 지나면 죽을텐데 이까짓 재산이 다 무슨 소용이냐?"하며
     재산을 죄다 흩어서 남들한테 나눠주었다.
     그런데 그해가 다 넘어가도 죽지를 않았다.
     그러니 먹을 것도 없고 입을 것도 없어서 고생이 막심했다.
     이 사람은 그제서야 속은 줄을 알고 점쟁이한테 쫓아가서
    "네놈 때문에 이 고생을 하니 내 재산 물어내!" 하고 고함을 쳤다.그러나 점쟁이는
    "당신 명은 원래 쉬흔 살이지만, 재물을 흩어서 적선했기 때문에
     하늘이 기특히 여기고 명을 일흔으로 늘려놔서 안 죽고 살고 있는 거요."
     하고 둘러댔다. 이 사람은 점쟁이한테 또 속는 줄도 모르고
     그러냐며 고개를 끄덕거리더란다.

7.-밥군 것이 떡군 것보다 못하다
    풀이: 바꾼 것이 원래 있던 것보다 못하다.
   '바꾼 것'을 밥군 것'으로 익살스럽게 표현했다.

     옛날에 어떤 농사꾼이 채소 농사를 지었는데 어른 몸집 만한 큰 무가 나왔다.
     그는 무를 사또한테 바쳤다. 사또는 농사꾼의 마음씨가 고마워서 하인을 불러 물었다.
    "거 요새 들어온 게 뭐가 있나?"
    "예예, 송아지 한 마리가 있습니다." 사또는 그 송아지를 농사꾼에게 주었다.
     근처 사람 하나가 그 소문을 듣고 송아지 한 마리 바치면
     논마지기나 얻어가지겠다 싶어서 송아지 한 마리를 끌고 가서 사또한테 바쳤다.
     사또는 기뻐서 하인을 불러 물었다.
    "요새 뭐 들어온 거 없느냐?"
    "요전에 들어온 무밖에 없습니다."
     결국 그 사람은 송아지를 바치고 겨우 무 한 개를 얻었다는 이야기.

8.-밥그릇 앞에서 굶어 죽을 놈
    풀이: 어찌나 게으른지 밥을 먹여주지 않으면 굶어 죽을 놈.

     옛날에 한 사람이 보따리에 떡을 싸가지고 길을 떠났다.
     그는 배가 고팠지만 워낙 게을러서
     떡을 꺼내 먹지도 않고 그냥 가고 있었다. 그때 마침 저쪽에서 한 사람이 걸어왔다.
     그는 옳다 됐다 하고
    "여보시오, 내 잔등에 진 보따리서 떡을 꺼내 내 입에 좀 넣어 주구려."
     하고 부탁을 했다. 그러니까 그 사람은
    "여보, 내가 당신 보따리 안에 있는 떡을 꺼내서 당신 입에 넣어줄 정도로
     일을 할 것 같으면 내 갓끈 풀어진 거 매고 가겠소."하고는
    "앗, 내 갓 넘어가겠다! 앗, 내 갓 넘어가겠다!"
     하며 갓 끈 풀어진 것도 매지 않고 그냥 가더란다.

9.-밥은 굶어도 속이 편해야 산다
    풀이: 배는 고파도 마음 편하게 사는 것이 낫다

     옛날에 들에 사는 쥐가 인가에 사는 쥐를 찾아갔더니
     먹을 것은 맛나고 풍부한데 사람과 고양이가 들끓어 불안해 견딜 수 없었다.
     들쥐는 "에이, 여기는 살 데가 못되는구나. 내 사는 곳이
     배는 고파도 속이 편하지." 하며 들로 가버렸다고 한다.

10.-밥 한알이 귀신 열을 쫓는다
    풀이: 밥을 잘 먹는 게 만병을 쫓는 길이다.

     사마중달은 제갈공명에게 연전 연패했으나
     제갈공명이 밥을 적게 먹는다는 소문을 듣고는
    "공명이 먹는 건 적게 먹고 하는 일은 많으니 어찌 오래 지탱하랴?" 하며 좋아했다.
     과연 그 말대로 제갈공명은 얼마 안 있어 죽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