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속담풀이<바편>-21~30**

2011. 3. 30. 11:14″``°☆아름다운글/◈옛속담풀이

옛 속담풀이<바편>-21~30


21.-부자간에도 돈을 세어주고 받아라
     풀이:아무리 가까운 사이라도 돈 계산은 분명히 해야 한다.


      개성 사람들은 돈 계산이 깨끗하기로 유명하다.
      옛날에 개성 상인의 아들이 아버지에게 천냥을 꾸었는데
     "제 날짜에 틀림없이 갚아야 한다."는 잔소리를 여러번 듣자 약이 올라서
      일전 짜리로 천냥을 갚았더니 아버지는 그 잔돈을 하나하나 다 세더란다.

22.-부처님 궐이 나면 대를 서겠다
     풀이:부처님 자리가 비면 그 자리에 대신 앉혀도 되겠다.
     인자한 체하는 사람을 비꼬는 말
.

      옛날 충청도 어느 고을에 인자한 체하는 사람이 있었는데
      옆집 가족이 굶는다는 얘기를 듣고는 크게 걱정된다는 듯이
     "아이고, 왜 굶는댜? 쌀 팔어다 밥 해먹지!" 하더란다.
                               *쌀을 판다:쌀을 사온다는 뜻.

23.-북데기 속에 벼알이 있다
     풀이:평범한 곳에 인재가 있다.

      옛날에 한 임금이 신하에게 인재를 구해오라고 했다.
      신하는 팔도를 돌아다녔지만 아무리 봐도 인재라 할 만한 사람이 없었다.
      하루는 비를 피하려고 어느 촌집 처마 밑에서 쉬고 있는데
      그집 아낙이 방아간에서 집에 있는 조그만 아이에게
     "빗자루 좀 가져와." 하고 소리를 질렀다. 아이는 비가 좌락좌락 오니까
      빗자루를 개 허리에다 매고 어머니보고 개를 부르라고 했다. 어머니가
     "워리 워리."하고 부르니까 개는 방아간으로 달려갔다.
      신하는 감탄하고 이 아이를 데리고 서울로 갔는데 임금은 여러 가지를 물어보고는
      크게 기뻐하며 아이를 양자로 삼았다고 한다.

24.-붓은 칼보다 강하다
     풀이:붓은 칼로서도 꺾을 수 없다.

      춘추시대 장수 최저가 제장공을 죽이고 정권을 잡았다.
      최저는 태사 백에게 제장공이 학질로 죽었다고 쓰라고 했다. 그러나 백은 실록에다
     "최저가 그 임금을 죽였다."고 썼다. 최저는 대노하고 태사 백을 죽였다.
      이때 백에게는 중, 숙, 계 세 동생이 있었는데 이들도 사관이었다.
      최저는 중에게 다시 쓰라고 했다. 그러나 중 역시 형과 똑같이 기록했다.
      최저는 중도 죽이고 그 동생 계에게 다시 쓰라고 했다. 그러나 계도 세 형과 똑같이 썼다.
      최저는 기가 막혀 기록을 고칠 것을 포기하고 죽간을 던져주었다.
      계가 기록을 안고 사관으로 돌아가다가 이쪽으로 급히 오는 남사씨와 만났다.
      계가 왜 오느냐고 물었더니 남사씨는
     "난 그대 형제가 다 죽음을 당했다는 소문을 듣고 이번 사건이 후세에 전해지지 못할까
      염려하여 죽간을 가지고 오는 길이요." 하더란다.
                            *죽간:종이가 발명되기 전에 쓰던 대 쪼각.

25.-붙들 언치 걸 언치
     풀이:말을 탈 때 안장을 붙들어 앉히고 그 위에 걸터앉는다는 데서 나온 말.
     남의 덕을 보려면 우선 그를 중요한 자리에 추천하여 앉히는 것이 필요하다는 뜻.

      조선 중기에 오면 과거에 급제한 사람은 많고
      벼슬 자리는 적어서 자리 싸움이 치열해졌다.
      조정 관리의 추천권은 이조 전랑이 갖고 있었는데
      누가 이조 전랑이 되느냐에 따라 벼슬의 판도가 바뀌었다.
      선조 때 김효원이 이조 전랑 물망에 오르자 외척 심의겸이 반대하고 나섰다.
      이에 김효원을 따르던 무리와 심의겸을 따르던 무리 간에 치열한 싸움이 벌어졌는데
      이것이 당쟁의 시작이다.
      이때 김효원의 집은 동쪽에 있고 심의겸의 집은 서쪽에 있어서
      김효원 패를 동인, 심의겸 패를 서인이라 불렀다고 한다.

26.-비단 대단 곱다 해도 말같이 고운 것이 없다
     풀이:이 세상에 말보다 고운 것은 없다.

      옛날에 뒷간에 가기가 귀찮아서 부엌에서 오줌을 누는 아이가 있었다.
      부엌신인 조왕은 더러워 견딜 수가 없으니
      호랑이에게 물려가게 해달라고 산신령에게 빌었다.
      때는 추운 겨울날, 마침내 호랑이가 와서 문밖에서 동정을 살피고 있는데
      아이가 부엌에다 오줌을 싸며 혼자말을 했다.
     "나는 집안에 있는데도 이렇게 추운데 산에 계신 호랑이님은 얼마나 추우실까?"
      호랑이는 야, 저렇게 마음씨가 곱고 말을 이쁘게 하는 얘가 어디 있을까!
      감탄하고는 아이를 잡아먹기는 커녕 이웃 동네에서
      제일 이쁜 처녀를 물어다 색시감으로 주었다고 한다.

27.-비싼 놈의 떡 안 사먹으면 그만
     풀이:제가 싫으면 안하면 그만.

      옛날에 도량이 큰 사람이 살았는데 그는 평생토록 노여움을 나타내보인 일이 없었다.
      음식에 불결한 것이 있으면 다만 먹지 않을 따름이었다.
      하루는 집안 식구들이 그의 도량을 시험해 보려고 티끌을 국속에 집어넣었더니
      그는 밥만 먹었다. 왜 국을 먹지 않느냐고 묻자 그는
     "어쩐지 고기가 먹기 싫어서 그런다." 고 대답했다.
      또 하루는 밥에 검정을 얹어놓았더니 그는
     "어쩐지 밥이 먹기 싫으니 죽을 가져오라." 고 하더란다.

28.-빌어는 먹어도 다리 아래 소리는 하기는 싫다
     풀이:빌어는 먹어도 굽신거리기는 싫다.

      옛날에 한 정승 집에 생전 가도 절을 하지 않는 뼛버드름한 하인이 있었다.
      하루는 정승이 보다 못해서
     "이놈아, 너는 왜 상전을 보고도 절을 하지 않느냐?"
     "절요? 아까 들어올 때 문 밖에서 했는데요."
     "그래? 네가 절을 하고 그러는지 안하고 그러는지 내가 알 수가 없으니
      요다음부터는 내 눈 앞에서 해라."
     "예, 그렇게 하지요."
      이놈은 부루퉁해서 나가더니 저녁 때 들어오는 길로 정승의 눈 앞에 와서
      절을 하고는 일어나는 척하며 정승의 턱을 받아버렸다.
      정승은 어찌나 아픈지 눈물을 찔끔 흘리며
     "이놈아, 멀찌감치 떨어져 절을 해야지, 턱 밑에 와서 절을 하는 놈이 어디 있느냐?"
      하고 호통을 쳤다. 그랬더니 이놈은
     "소인은 이제 절을 못하겠습니다. 멀면 멀다고 야단치시고 가까우면 가깝다고
      야단을 치시니 어디 절을 하겠습니까?" 하더란다.

29.-뺑덕어미 세간살이 하듯
     풀이:살림을 마구 탕진하는 모습.

      뺑덕어미가 심봉사네 집 살림을 살면서 주로 하는 일이란 쌀 퍼주고 떡 사먹기,
      의복 잡혀 술 사먹기, 코 큰 총각 술 사주기였다.

30.-뿌리깊은 나무 가물 안 탄다
     풀이:생각이 깊은 사람은 곤란을 당하지 않는다.

      전국시대 진나라와 조나라가 금문산 아래서 오래 대치하고 싸울 때 얘기다.
      진나라 군사들은 조나라 진영 쪽으로 흘러가는 시냇물 물줄기를 끊었다.
      그러나 조나라 노장군 염파는 미리 이럴 줄 알고
      저수지를 여러 개 파서 이미 많은 물을 받아놓고 있었다.
      그래서 조나라 군사는 물을 마음대로 쓰고도 전혀 부족을 느끼지 않았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