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승래◆
바다를
강이 끌어당기고
강을
시냇물이 끌고 가고
시냇물을
빗줄기가 데려가고
빗줄기를
녹차가 우려내고
우려낸 향기를
한 사내가
받아 마신다
찰랑이는
찻잔 속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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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래=(1958~ )'지평'과 '실천문학' 등단.
시집 '시국에 대하여' '카인 별곡' '바퀴 위에서 잠자기'
'두만강 여울목' '천 년 시간 저쪽의 도화원'. 학산여고 교사
찻잔 안에 물이 찰랑인다. 이 물은 어디에서 왔는가? 물의 기원은 빗줄기에서 시냇물로, 시
냇물에서 강물로, 강물에서 바다로 거슬러 올라간다. 물은 돌고 도는 긴 순환 끝에 찻잔으
로 돌아온다.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큰 것에서 작은 것으로 순환하며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게 한다.
물은 순환하며 세계를 비옥하고 풍요롭게 만든다. 세계가 순환할 때 우리는 날마다 변한다.
이것은 우리가 순환하는 자연과 우주의 일부라는 뜻이다.
<장석주·시인>
joins.com/2015.07.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