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들의모음/◈행복한― 詩(207)
-
**[행복한 시]<263>이가을-이 맛있는 욕!**
이 맛있는 욕! -이가을- 근엄하신 국밥집 욕쟁이 할머니는 날마다 가마솥에 욕을 끓인다 가마솥 절절 끓을수록 욕설이 구수하다 손님 탁자마다 돌아다니면서 욕으로 안부를 건넨다 할머니 욕해주세요∼ 저, 염병할 놈, 또 왔네 아직도 그 타령이여? 욕설을 얹어야 국밥이 맛있다 국밥을 ..
2014.05.28 -
**[행복한 시]<262>이영혜-찾습니다**
찾습니다 -이영혜- 부풀린 어깨에 가끔씩 포효 소리 제법 크지만, 낮잠과 하품으로 하루를 때우는, 허세의 갈기 무성한 수사자 말 해만 넘어가면 약한 먹잇감 찾아 눈에 쌍심지 돋우는, 뱃속까지 시커먼, 욕망의 윤기 잘잘 흐르는 음흉한 늑대 말고 훔친 것도 좋아, 높은 놈 먹다 버린 것도..
2014.05.26 -
**[행복한 시]<261>니콜라이-나는 내 자신을 깊이 경멸하노라**
나는 내 자신을 깊이 경멸하노라 -니콜라이 네크라소프- 하루 또 하루를 쓸모없이 허랑하게 살기에 어떤 일에서도 힘을 시험해보지 않고 나 스스로를 무자비하게 단죄하였기에 ‘나는 보잘 것 없는 자, 약한 자’하고 게으르게 곱씹으며 평생을 노예처럼 굴었기에 이럭저럭 서른 번째 봄..
2014.05.25 -
**[행복한 시]<025>포루그-바람이 우리를 데려다 주리라**
바람이 우리를 데려다 주리라 ◈포루그 파로흐자드◈ 나의 작은 밤 안에, 아 바람은 나뭇잎들과 밀회를 즐기네 나의 작은 밤 안에 적막한 두려움이 있어 들어 보라 어둠이 바람에 날리는 소리가 들리는가 나는 이방인처럼 이 행복을 바라보며 나 자신의 절망에 중독되어 간다 들어보라 ..
2012.11.09 -
**[행복한 시]<024>김태형-기러기**
작은새 - 이수미 기러기 ◈김태형◈ 이제 막 도착한 듯 한시름 놓아 날고 있는 기러기떼를 올려다봅니다 한 해에만도 일만 킬로미터쯤 날아간다지요 아마 그들이 날아온 그 뒤쪽이 아득합니다 살아갈 힘을 다해 우랄 산맥을 두고 온 그쪽 하늘은 그러니까 내겐 헤아릴 수 없는 거리입니..
2012.11.07 -
**[행복한 시]<010>이상희-눈물 소리**
눈물 소리 ◆이상희◆ 오래 울어보자고 몰래 오르던 대여섯 살 적 지붕 새가 낮게 스치고 운동화 고무창이 타도록 뜨겁던 기와, 검은 비탈에 울음 가득한 작은 몸 눕히고 깍지 낀 두 손 배 위에 얹으면 눈 꼬리 홈 따라 미끄러지는 눈물 소리 들렸다 - 울보야, 또 우니? 아무도 놀리지 않던 ..
2012.1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