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들의모음/◈행복한― 詩(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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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시]<411>김이듬-모르는 기쁨**
Ombra Mai Fu (G. F. Handel) - Milva 모르는 기쁨 ◇김이듬◇ 해운대 바다야, 아니 바다 아니고 바닷가야. 작은 여자가 자기 머리칼을 한 묶음 손으로 쥔 채 몸을 숙이고 모래밭에서 한참 동안 뭔가를 찾고 있어. 그녀에게 뭘 그리 열심히 찾고 있냐고 물어보았지. 몰라도 된다고 하네. 나는 그녀가 ..
2015.05.14 -
**[행복한 시]<410>한세정-울울창창**
Y- Love Is Just A Dream - Claude Choe 울울창창 ◇한세정◇ 기다려라 관통할 것이다 나를 향해 나는 전진하고 나를 딛고 나는 뻗어나갈 것이다 손이 없으면 이마로 돌격하리라 절망이 뺨을 후려칠 때마다 초록의 힘으로 나는 더욱 무성하게 뿌리 내릴 것이다 기다려라 압도할 것이다 절망 위에 절..
2015.05.11 -
**[행복한 시]<409> 데니즈 두허멜-"여왕처럼 앉으세요"
“제발 개구리처럼 앉지 마시고 여왕처럼 앉으세요” ◎데니즈 두허멜◎ ―필리핀 어느 대학의 여자 화장실 벽에 쓰인 낙서 제멋에 살기를 잊지 말라, 멋 부리기를 잊지 말라. 세상은 여드름투성이 소녀에게 보상하지 않는다. 개구리처럼 앉지 말고 여왕처럼 앉아라. 머리채에 광채를 내..
2015.05.08 -
**[행복한 시]<408>마광수-늙는 것의 서러움**
늙는 것의 서러움 ⊙마광수⊙ 어렸을 때 버스를 타면 길가의 집들이 지나가고 버스는 가만히 서 있는 것처럼 느껴졌었다 어렸을 때 물가에 서면 물은 가만히 있고 내가 흘러가는 것처럼 느껴졌었다 그러나 지금 버스를 타면 집들은 가만히 있고 나만 달려가는 것처럼 느껴진다 지금 물가..
2015.05.07 -
**[행복한 시]<406>고영민-풋사과**
풋사과 ⊙고영민⊙ 사과가 덜 익었다 덜 익은 것들은 웃음이 많다 얘들아, 너희들은 커서 잘 익고 듬직한 사과가 되렴 풋! 선생님이 말할 땐 웃지 말아요 풋! 누구니? 풋! 자꾸 웃음이 나오는 걸 어떡해요 -------------------------------------------------------------- ▶고영민=(1968∼ )충남 서산에서 출..
2015.05.04 -
**[행복한 시]<406>김수영-여름 뜰**
여름 뜰 ⊙김수영⊙ 무엇 때문에 부자유한 생활을 하고 있으며 무엇 때문에 자유스러운 생활을 피하고 있느냐 여름 뜰이여 나의 눈만이 혼자서 볼 수 있는 주름살이 있다 굴곡이 있다 모오든 언어가 시에로 통할 때 나는 바로 일순간 전의 대담성을 잊어버리고 젖 먹는 아이와 같이 이지..
2015.05.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