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들의모음/◈행복한― 詩(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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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시]<430>박봉우-휴전선**
휴전선 ◆박봉우◆ 산과 산이 마주 향하고 믿음이 없는 얼굴과 얼굴이 마주 향한 항시 어두움 속에서 꼭 한 번은 천동 같은 화산이 일어날 것을 알면서 요런 자세로 꽃이 되어야 쓰는가. 저어 서로 응시하는 쌀쌀한 풍경. 아름다운 풍토는 이미 고구려 같은 정신도 신라 같은 이야기도 없..
2015.06.26 -
**[행복한 시]<428>이진희-탐구생활**
마스네 - 타이스의 명상 탐구생활 ◆이진희◆ 나는, 나는 매일 나는 애벌레거나 곤충의 상태인 듯한데 밤이면 짐승이나 꿀 법한 꿈에 시달리면서도 한낮에는 천연덕스럽게 꽃이나 나무의 이름표를 가슴에 붙이고 간신히 성장하는 기분, 도무지 나는 무얼까 어떤 숙제도 제대로 한 적 없..
2015.06.23 -
**[행복한 시]<427>나희덕-벗어놓은 스타킹**
벗어놓은 스타킹 ◆나희덕◆ 지치도록 달려온 갈색 암말이 여기 쓰러져 있다 더 이상 흘러가지 않을 것처럼 生의 얼굴은 촘촘한 그물 같아서 조그만 까끄러기에도 올이 주르르 풀려나가고 무릎과 엉덩이 부분은 이미 늘어져 있다 몸이 끌고 다니다가 벗어놓은 욕망의 껍데기는 아직 몸..
2015.06.19 -
**[행복한 시]<426>김민자-슬픔의 빛깔**
슬픔의 빛깔 ―보육원 아이 정아에게- ◆김민자◆ 반짝이는 것들에게는 내가 다 알지 못하는 슬픔이 있어 길을 걷다 보면 늘 온전한 것보다 부서지고 깨진 것들 훨씬 반짝거려 강물이 그렇듯 반짝이는 것도 부서지고 깨진 돌멩이 강바닥에 모여 있기 때문일 거야 떠나온 곳에서 한 발 더 ..
2015.06.18 -
**[행복한 시]<425>박의상-산에가는이유,의역사**
산에가는이유,의역사 ◆박의상◆ 산에 갔지 처음엔 꽃을 보러 갔지 새와 나무를 보러 갔지 다음엔 바위를 보러 갔고 언제부턴가 무덤을 보러 갔지 그리고 오늘부터는 저것들 보자고 산에 가지 산 아래 멀리 저어기 강가의 새 도시에 우뚝 선 것들, 번쩍이고 으르렁대는 세상에, 저 예쁜 ..
2015.06.15 -
**[행복한 시]<424>김선굉-등대**
등 대 -김선굉- 저 등대를 세운 사람의 등대는 누가 세웠을까. 물의 사람들은 다 배화교의 신자들. 폭우와 어둠을 뚫고 생의 노를 저어 부서진 배를 바닷가에 댄다 등대 근처에 아무렇게나 배를 비끄러매고, 희미한 등불이 기다리는 집으로 험한 바다 물결보다 더 가파른 길을 걷는다. 내 ..
2015.06.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