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들의모음(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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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시]<326>전영관-얼큰한 시월**
Richard Clayderman의 피아노 연주곡.. 얼큰한 시월 ◇전영관◇ 작년에 나, 뺨 맞았잖아 장성댐이 깊기는 깊더구만 가을이 통째로 빠졌는데 흔적 없고 조각구름만 떠다니더군 백양사 뒷산 정도야 그 남색 스란치마에 감기면 깜박 넘어가지 않겠어 뛰어들까 싶기도 한데 집사람 얼굴이 덜컥 뒷..
2014.10.24 -
**[아침의 시]김종해-사모곡**
사모곡 ◇김종해◇ 이제 나의 별로 돌아가야 할 시간이 얼마 남아 있지 않다 지상에서 만난 사람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여인은 어머니라는 이름을 갖고 있다 나의 별로 돌아가기 전에 내가 마지막으로 부르고 싶은 이름 어.머.니 ------------------------------------------------------------ ▶김종해=194..
2014.10.24 -
**[가슴의 시조]권혁모-귀**
귀 -권혁모- 그냥 두어도 될 걸 또 건드리고 말았다 속삭임도 느껴야 할 한 겹의 상피세포를 미어도 미워하지 않으며 면봉으로 닦는다 달팽이관 어디쯤에 그리움이 사나보다 한쪽이 불편하면 다른 쪽도 따라 불편한 서로가 그리며 살아 사뭇 아픈 관계여 일러스트/이철원 ---------------------..
2014.10.24 -
**[가슴의 시]김경미-열쇠**
열 쇠 -김경미- 자주 엉뚱한 곳에 꽂혀 있다 달력도 친구도 가구도 수평선도 라일락나무도 심장도 뱃고동 소리도 발소리도 저주도 언제나 제 집에 딱 꽂히지 않는다 바늘이 무던함을 배워 열쇠가 되었다는데 미간을 사용하지 말자 구름을 사용하자 나뭇잎을 사용하자 귓바퀴를 사용하자 ..
2014.10.23 -
**[행복한 시]<325>김경미-맨드라미와 나**
Richard Clayderman의 피아노 연주곡.. 맨드라미와 나 ◇김경미◇ 하루 종일 날씨가 흐리다 흐린 날씨는 내가 좋아하는 날씨 좋아하면 두통이 생기지 않아야 하는데 화단의 맨드라미는 더 심하다 온통 붉다 못해 검다 곧 서리 내리고 실내엔 생선 굽는 냄새 길에는 양말 장수 가득할 텐데 달력..
2014.10.22 -
**[행복한 시]<324>이승하-기도원의 아침 풍경**
기도원의 아침 풍경 ◇이승하◇ 절벽에 세워진 집이다 먼동이 터 오는 시각 저 아래 저잣거리 아직 조용하기만 한데 이 방 저 마루 깨어 일어난 사람들이 목소리 높여 기도하기 시작한다 제각각의 기도 내용과 손짓 갓난아기를 먼 나라로 보내고 온 미혼모 돈 벌러 나갔다가 노모를 굶겨 ..
2014.1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