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詩/◈詩가깃든삶(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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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238>밀물**
밀 물 ―정끝별(1964∼) 가까스로 저녁에서야 두 척의 배가 미끄러지듯 항구에 닻을 내린다 벗은 두 배가 나란히 누워 서로의 상처에 손을 대며 무사하구나 다행이야 응, 바다가 잠잠해서 .......................................................................................................................................
2020.04.02 -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237>이슬방울**
이슬방울 ㅡ 이태수(1947∼) 풀잎에 맺혀 글썽이는 이슬방울 위에 뛰어내리는 햇살 위에 포개어지는 새소리, 위에 아득한 허공 그 아래 구겨지는 구름 몇 조각 아래 몸을 비트는 소나무들 아래 무덤덤 앉아 있는 바위, 아래 자꾸만 작아지는 나 허공에 떠도는 구름 소나무 가지에 매달리는 ..
2020.03.21 -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236>독감**
독 감 ―박소란(1981∼) 죽은 엄마를 생각했어요 또다시 저는 울었어요 죄송해요 고작 감기일 뿐인데 어디야? 꿈속에서 응, 집이야, 수화기 저편 엄마의 목소리를 듣는데 내가 모르는 거기 어딘가 엄마의 집이 있구나 생각했어요 엄마의 집은 아프지 않겠구나 병원에는 가지 않았어요 고작..
2020.03.16 -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235>신문지 밥상**
신문지 밥상 ―정일근(1958∼) 더러 신문지 깔고 밥 먹을 때가 있는데요 어머니, 우리 어머니 꼭 밥상 펴라 말씀하시는데요 저는 신문지가 무슨 밥상이냐며 궁시렁궁시렁하는데요 신문질 신문지로 깔면 신문지 깔고 밥 먹고요 신문질 밥상으로 펴면 밥상 차려 밥 먹는다고요 따뜻한 말은 ..
2020.03.10 -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234>두 사람**
두 사람 ㅡ 이병률(1967∼) 세상의 모든 식당의 젓가락은 한 식당에 모여서도 원래의 짝을 잃고 쓰여지는 법이어서 저 식탁에 뭉쳐 있다가 이 식탁에서 흩어지기도 한다 오랜 시간 지나 닳고 닳아 누구의 짝인지도 잃은 것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살다가도 무심코 누군가 통에서 두 개를 집..
2020.03.01 -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233>나보다 추운 당신에게**
나보다 추운 당신에게 ㅡ 신현림(1961∼ ) 내 몸은 폐가야 내 팔이 하얀 가래떡같이 늘어나도 당신에게 닿지 않는다 사랑하는 당신, 어디에 있지 사랑하는 당신, 함께 나무 심어야 하는데 사랑하는 당신, 나는 몹시 춥거든 보일러가 고장 났거든 문마다 잠기고, 일어설 수도 없이 몸은 자꾸 ..
2020.0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