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詩/◈詩가깃든삶(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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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244>바람의 말**
바람의 말 ―마종기(1939∼ ) 우리가 모두 떠난 뒤 내 영혼이 당신 옆을 스치면 설마라도 봄 나뭇가지 흔드는 바람이라고 생각하지는 마. 나 오늘 그대 알았던 땅 그림자 한 모서리에 꽃나무 하나 심어놓으려니 그 나무 자라서 꽃피우면 우리가 알아서 얻은 모든 괴로움이 꽃잎 되어서 날아..
2020.05.09 -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243>채소밭 가에서**
채소밭 가에서 ―김수영(1921∼1968) 기운을 주라 더 기운을 주라 강바람은 소리도 고웁다 기운을 주라 더 기운을 주라 달리아가 움직이지 않게 기운을 주라 더 기운을 주라 무성하는 채소밭 가에서 기운을 주라 더 기운을 주라 돌아오는 채소밭 가에서 기운을 주라 더 기운을 주라 .............
2020.05.02 -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242>봄날**
봄날 ―이문재(1959∼) 대학 본관 앞 부아앙 좌회전하던 철가방이 급브레이크를 밟는다 저런 오토바이가 넘어질 뻔했다. 청년은 휴대전화를 꺼내더니 막 벙글기 시작한 목련꽃을 찍는다. 아예 오토바이에서 내린다. 아래에서 찰칵 옆에서 찰칵 두어 걸음 뒤로 물러나 찰칵찰칵 백목련 사..
2020.04.25 -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241>나는 새들의 나라에 입국했다**
나는 새들의 나라에 입국했다 ―배영옥(1966∼2018) 나는 아무래도 새들의 나라에 입국한 것이 틀림없다 시가 향 무성한 공동묘지에서 카스트로의 동상에서 이국의 아이들 목소리에서 끊임없이 새소리가 들려오는 것을 보면 …(중략)… 혁명 광장을 지키는 독수리떼의 지친 울음소리가 이..
2020.04.18 -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240>잊는 일**
잊는 일 ㅡ손택수(1970∼) 꽃 피는 것도 잊는 일 꽃 지는 것도 잊는 일 나무 둥치에 파넣었으나 기억에도 없는 이름아 잊고 잊어 잊는 일 아슴아슴 있는 일 ........................................................................................................................................ ‘기억에 불과하다’라는 말..
2020.04.11 -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239>달이 뜨고 진다고**
달이 뜨고 진다고 ―이수정(1974∼) 달이 뜨고 진다고 너는 말했다. 수천 개의 달이 뜨고 질 것이다. 네게서 뜬 달이 차고 맑은 호수로 져서 은빛 지느러미의 물고기가 될 것이다. 수면에 어른거리는 달 지느러미를 일제히 물을 차고 올라 잘게 부서질 것이다. 이 지느러미의 분수가 공중에..
2020.04.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