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詩/◈詩가깃든삶(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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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232>다음 생에 할 일들**
다음 생에 할 일들 ㅡ안주철(1975∼ ) 아내가 운다. 나는 아내보다 더 처량해져서 우는 아내를 본다. 다음 생엔 돈 많이 벌어올게. 아내가 빠르게 눈물을 닦는다. 나는 미안하다고 말하지 않는다. 다음 생에는 집을 한 채 살 수 있을 거야. 아내는 내 얼굴을 빤히 들여다본다. 다음 생에는 힘..
2020.02.15 -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231>왜냐하면 우리는 우리를 모르고**
왜냐하면 우리는 우리를 모르고 ㅡ 이제니(1972∼) 매일매일 슬픈 것을 본다. 매일매일 얼굴을 씻는다. 모르는 사이 피어나는 꽃. 나는 꽃을 모르고 꽃도 나를 모르겠지. 우리는 우리만의 입술을 가지고 있다. 우리는 우리만의 눈동자를 가지고 있다. (중략) 잃는다는 것은 원래 자리로 되돌..
2020.02.08 -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230>벙어리장갑**
벙어리장갑 ㅡ 오탁번(1943∼) 여름내 어깨순 집어준 목화에서 마디마디 목화꽃이 피어나면 달콤한 목화다래 몰래 따서 먹다가 어머니한테 나는 늘 혼났다 그럴 때면 누나가 눈을 흘겼다 ―겨울에 손 꽁꽁 얼어도 좋으니? (…중략…) 까치설날 아침에 잣눈이 내리면 우스꽝스런 눈사람 만..
2020.02.01 -
**[詩가깃든 삶]정호승-별들은 따뜻하다**
별들은 따뜻하다 ◈정호승◈ 하늘에는 눈이 있다 두려워할 것은 없다 캄캄한 겨울 눈 내린 보리밭길을 걸어가다가 새벽이 지나지 않고 밤이 올 때 내 가난의 하늘 위로 떠오른 별들은 따뜻하다 나에게 진리의 때는 이미 늦었으나 내가 용서라고 부르던 것들은 모두 거짓이었으나 ..
2016.12.02 -
**[詩가깃든 삶]박목월-밥상 앞에서**
밥상 앞에서 ◈박목월◈ 나는 우리 신규가 젤 예뻐. 아암, 문규도 예쁘지. 밥 많이 먹는 애가 아버진 젤 예뻐. 낼은 아빠 돈 벌어가지고 이만큼 선물을 사갖고 오마. 이만큼 벌린 팔에 한 아름 비가 변한 눈 오는 공간. 무슨 짓으로 돈을 벌까. 그것은 내일에 걱정할 일. 이만큼 벌린 팔에 한..
2016.11.25 -
**[詩가깃든 삶]김제현-풍경**
풍 경 ◈김제현◈ 뎅그렁 바람따라 풍경이 웁니다. 그것은, 우리가 들을 수 있는 소리일 뿐, 아무도 그 마음 속 깊은 적막을 알지 못합니다. 만등(卍燈)이 꺼진 산에 풍경이 웁니다. 비어서 오히려 넘치는 무상(無上)의 별빛. 아, 쇠도 혼자서 우는 아픔이 있나 봅니다. ----------------------------..
2016.1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