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詩(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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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아침]16-0913 김연필-광장**
광 장 ◈김연필◈ 나의 문법으로 걸음을 걸어 본다. 나의 문법에서 나오는 걸음을 바라본다. 나의 문법은 나처럼 천천히 걷는다. 나의 문법은 나처럼 흔들리며 걷는다. 나의 문법의 걸음을 조용히 따라가 본다. 나는 지금 나의 문법을 따라가고 있고 나는 지금 나의 문법을 상상하고 있다...
2016.09.13 -
**[시있는 아침]최도선-수중 우체국으로 보내는 편지**
수중 우체국으로 보내는 편지 ◈최도선◈ 오늘은 나붓나붓 눈이 온다고 편지를 쓰리 멧새가 쫑쫑 언 땅을 쪼다갔노라고 쓰리 꽁꽁 언 논 위에서 썰매를 지치는 아이들이 있다고도 쓰리라 붉은 동백꽃은 산호색보다 더 예쁘다고도 써서 남태평양 바누아투 섬 가까운 산호해에 있는 수중 ..
2016.09.11 -
**[詩가깃든 삶]이정록-의자**
의 자 ◈이정록◈ 병원에 갈 채비를 하며 어머니께서 한 소식 던지신다 허리가 아프니까 세상이 다 의자로 보여야 꽃도 열매도, 그게 다 의자에 앉아있는 것이여 주말엔 아버지 산소 좀 다녀와라 그래도 큰애 네가 아버지한테는 좋은 의자 아녔냐 (…) 싸우지 말고 살아라 결혼하고 애 낳..
2016.09.11 -
**[가슴의 시조]김덕남-사리와 조금**
사리와 조금 ◈김덕남◈ 별똥별 떨어지는 망망한 바다 한복판 텔레파시 보내는가 은하 물이 출렁인다 내밀듯 끌어당기듯 볼 붉히는 달무리 단맛 쓴맛 씹어보다 검푸르게 날뛰다가 홀쭉하게 빈 가슴 봉긋이 부풀도록 열꽃도 울음주머니도 풀어놓고 가는 물때 -------------------------------------..
2016.09.10 -
**[詩가깃든 삶]강연호-9월도 저녁이면**
9월도 저녁이면 ◈강연호◈ 9월도 저녁이면 바람은 이분쉼표로 분다 괄호 속의 숫자놀이처럼 노을도 생각이 많아 오래 머물고 하릴없이 도랑 막고 물장구치던 아이들 집 찾아 돌아가길 기다려 등불은 켜진다 9월도 저녁이면 습자지에 물감 번지듯 푸른 산그늘 골똘히 머금는 마을 빈집의..
2016.09.09 -
**[한편의 시조]전일희-청백리-정선의 경복궁을 바라보며**
청백리-정선의 경복궁을 바라보며 ◈전일희◈ 북악산 인왕산의 부릅뜬 눈 보았는가 근정전 쓸고 가는 옷소매 안의 바람 등뼈를 곧추세운 소나무 창검처럼 빛나다 --------------------------------------------------------------- ▶전일희=1951년 경남 통영 출생, 1975년 <<월간문학>> <유품>으..
2016.09.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