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詩(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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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239>달이 뜨고 진다고**
달이 뜨고 진다고 ―이수정(1974∼) 달이 뜨고 진다고 너는 말했다. 수천 개의 달이 뜨고 질 것이다. 네게서 뜬 달이 차고 맑은 호수로 져서 은빛 지느러미의 물고기가 될 것이다. 수면에 어른거리는 달 지느러미를 일제히 물을 차고 올라 잘게 부서질 것이다. 이 지느러미의 분수가 공중에..
2020.04.07 -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238>밀물**
밀 물 ―정끝별(1964∼) 가까스로 저녁에서야 두 척의 배가 미끄러지듯 항구에 닻을 내린다 벗은 두 배가 나란히 누워 서로의 상처에 손을 대며 무사하구나 다행이야 응, 바다가 잠잠해서 .......................................................................................................................................
2020.04.02 -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237>이슬방울**
이슬방울 ㅡ 이태수(1947∼) 풀잎에 맺혀 글썽이는 이슬방울 위에 뛰어내리는 햇살 위에 포개어지는 새소리, 위에 아득한 허공 그 아래 구겨지는 구름 몇 조각 아래 몸을 비트는 소나무들 아래 무덤덤 앉아 있는 바위, 아래 자꾸만 작아지는 나 허공에 떠도는 구름 소나무 가지에 매달리는 ..
2020.03.21 -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236>독감**
독 감 ―박소란(1981∼) 죽은 엄마를 생각했어요 또다시 저는 울었어요 죄송해요 고작 감기일 뿐인데 어디야? 꿈속에서 응, 집이야, 수화기 저편 엄마의 목소리를 듣는데 내가 모르는 거기 어딘가 엄마의 집이 있구나 생각했어요 엄마의 집은 아프지 않겠구나 병원에는 가지 않았어요 고작..
2020.03.16 -
**한용운-진주**
진 주 ◇한용운◇ 언제인지 내가 바닷가에 가서 조개를 주웠지요 당신은 나의 치마를 걷어 주셨어요 진흙 묻는다고 집에 와서는 나를 어린아이 같다고 하셨지요 조개를 주워다가 장난한다고 그리고 나가시더니 금강석을 사다 주셨습니다, 당신이 나는 그때에 조개 속에서 진주를 얻어서..
2020.03.12 -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235>신문지 밥상**
신문지 밥상 ―정일근(1958∼) 더러 신문지 깔고 밥 먹을 때가 있는데요 어머니, 우리 어머니 꼭 밥상 펴라 말씀하시는데요 저는 신문지가 무슨 밥상이냐며 궁시렁궁시렁하는데요 신문질 신문지로 깔면 신문지 깔고 밥 먹고요 신문질 밥상으로 펴면 밥상 차려 밥 먹는다고요 따뜻한 말은 ..
2020.03.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