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詩(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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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의 詩]황규관-마침표 찍는 그날**
마침표 찍는 그날 ◈황규관◈ 어쩌면 우리는 마침표 하나 찍기 위해 사는지 모른다 삶이 온갖 잔가지를 뻗어 돌아갈 곳마저 배신했을 때 가슴 깊은 곳에서 꿈틀대는 건 작은 마침표 하나다 그렇지, 마침표 하나면 되는데 지금껏 무얼 바라고 주저앉고 또 울었을까 소멸이 아니라 소멸마..
2016.12.05 -
**[한편의 시조]이광-비누**
비 누 ◈이 광◈ 손이 닿을 때마다 조금씩 야위더니 어느덧 바싹 말라 곽에 누운 작은 조각 물기에 말문을 열던 기력마저 쇠했다 때 오른 살결 앞에 내어준 고운 살결 하루일 마친 뒤의 향긋한 그 속삭임 늘 젖어 살아온 날이 꽃잎 되어 떠난다 -----------------------------------------------------------..
2016.12.04 -
**[시있는 아침]비센테 알레익산드레-시인**
시 인 ◈비센테 알레익산드레◈ 너는 조약돌이 어떻게 노래하는지 안다 그 미묘한 눈동자는 감미로운 눈망울 위로 태산의 무게를 이미 안다 숲의 부르짖는 반향음이 어떻게 우리의 정맥 속에서 하루 동안 포근히 잠드는지 너, 시인을 위해. 넌 왕성한 원기 속에 하늘나라 새들의 잔혹한 ..
2016.12.03 -
**[시있는 아침]곽해룡-병아리**
병아리 ◈곽해룡◈ 육십 촉 전구만 한 노랑 병아리가 강아지 집으로 들어갔다 어둑하던 강아지 집이 환해졌다 ------------------------------------------------------------ ▶곽해룡=(郭海龍1965~ ) 전남 해남 출생. 2007년 제15회 눈높이아동문학대전 동시 부문에 「발」 외 14편이 당선되며 등단했다. 2008..
2016.12.02 -
**[가슴의 시조]조성문-장단콩**
장단콩 ◈조성문◈ 아슴푸레 안개 걷는 등창이 난 산등성이 DMZ 서 말 닷 되 가을볕도 쏟아지고 깍짓동 자차분하게 들여놓고 여 보란다 10월 하늘 휘익 돌아 바닥에 철썩 치면 숨죽이다 놀라 내닫는 고라니 눈망울같이 노란 콩 튀어 오른다, 강을 흔든 쏜살같이 서로는 갈라진 하나 가깝고..
2016.12.02 -
**[詩가깃든 삶]정호승-별들은 따뜻하다**
별들은 따뜻하다 ◈정호승◈ 하늘에는 눈이 있다 두려워할 것은 없다 캄캄한 겨울 눈 내린 보리밭길을 걸어가다가 새벽이 지나지 않고 밤이 올 때 내 가난의 하늘 위로 떠오른 별들은 따뜻하다 나에게 진리의 때는 이미 늦었으나 내가 용서라고 부르던 것들은 모두 거짓이었으나 ..
2016.1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