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들의모음/◈아침의― 詩(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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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균원-꽃나무에 꽃이 지면 나무가 되지**
꽃나무에 꽃이 지면 나무가 되지 ㅡ 양균원(1960~) 지상의 좌표에서 이대로 죽 건재하길 바랄게 어쩌면 나도 그대들 사이에서 그럴 수 있으리라 피는 잎, 지는 꽃, 우는 벌, 숨은 새 서 있는 나무들과 나누는 수만 걸음의 살가움 가장 깊은 것은 배경에 있다는 듯이 익명의 방치 속으로 들어..
2020.02.10 -
**김민정-쾰른성당 곡두 8**
쾰른성당 곡두 8 ㅡ 김민정(1976~) 우리 둘의 이름으로 초를 사서 우리 둘의 이름으로 초를 켜고 우리 둘을 모두 속에 섞어놨어. 모두가 우리를 몰라. 신은 우리를 알까. 우리 둘은 우리 둘을 알까. 모두가 우리가 우리인 줄 알겠지. 우리 둘도 우리가 우리 둘인 줄만 알겠지. 양심껏 2유로만 ..
2020.02.04 -
**박후기-새벽 우시장**
새벽 우시장 박후기 박후기 무심한 발길에 노랗게 핀 달맞이꽃이 이슬에 젖은 몸을 툭툭 턴다 달은 기울고 함평 기산천 긴 방죽 위로 소 울음소리 가득 실은 트럭들 먼지를 일으키며 달려간다 살아간다는 것은 시간에 코를 꿰인 채 죽음을 향하여 이끌려 가는 것 어둠 속 보이지 않는 손..
2020.02.04 -
**[아침의 시]노향림-가난한 가을**
가난한 가을 ◈노향림◈ 가난한 새들은 더 추운 겨울로 가기 위해 배고픔을 먼저 새끼들에게 가르친다. 제 품 속에 품고 날마다 물어다 주던 먹이를 끊고 대신 하늘을 나는 연습을 시킨다. 누렇게 풀들이 마른 고수부지엔 연습에 지친 새떼 군단들이 오종종 모여들고 머뭇대며 어미를 찾..
2016.11.12 -
**[아침의 시]이철경-갑의 눈빛**
갑의 눈빛 ◈이철경◈ 출근길 눈이 내린다 이미 검게 변한 질척거리는 차도에 차들이 미끌어질까, 온 발을 긴장하고 걷는 아이 같다 저 아이 같은 조심스러운 걸음으로 세상을 걷지만 이내 바닥의 진창이 튀어 오그라든 마음에 검은 물이 든다 헛된 꿈들로 만신창이가 되어 한동안 태양..
2016.10.30 -
**[아침의 시]전원책-반성3**
My Way 반성3 ◈전원책◈ 이제 무엇이든 공중으로 떨어뜨려보는 일, 나뭇잎 돌멩이 새떼와 음악音樂 따위들을 기억 속에 감추거나 연기煙氣처럼 태연히 사라지게 하는 일, 혹은 키 큰 나뭇가지 끝에 매달려 나뭇잎은 나뭇잎대로 돌멩이는 돌멩이대로 새떼와 음악들을 다 그들대로 울게 하..
2016.1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