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들의모음/◈아침의― 詩(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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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의 시]권혁웅-수 면**
카룰리(Carulli)의 기타-Allegro 수 면 / 권혁웅 작은 돌 하나로 잠든 그의 수심을 짐작해보려 한 적이 있다 그는 주름치마처럼 구겨졌으나 금세 제 표정을 다림질했다 팔매질 한 번에 수십 번 나이테가 그려졌으니 그에게도 여러 세상이 지나갔던 거다 -시집 '마징가 계보학'에서- ++++++++++++++++..
2012.02.14 -
**[아침의 시] 김형술-몽 골-**
몽 골 / 김형술 말이 있다 어떤 이는 말의 눈을 사랑하고 어떤 이는 비단 같은 갈기 또 어떤 이는 말의 안장을 (……) 나는 말을 가졌네 나는 말하는 몸을 가졌네 노래하지만 세상의 마굿간은 텅 텅 빈 채 낡은 고삐엔 바람만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내가 방목한 말들 내가 사육한 말들의 무..
2012.02.13 -
**[아침의 시]이종암-절**
山寺 명상곡-그대가 나를 떠날때 절 / 이종암 지난 여름 보경사 산문 앞 육백 살 회화나무 한 분 땅바닥에 온전히 넘어지셨다 일평생, 제 몫을 다하고 허공에서 바닥까지 큰절 한 번 올리고 누운 저 몸, 마지막 몸뚱이로 쓴 경전(經典) 나도 지금 절 올리고 있다 -시집 '몸꽃'에서- +++++++++++++..
2012.02.08 -
**[아침의 시]복효근-쟁반탑**
쟁반탑 / 복효근 탑이 춤추듯 걸어가네 5층탑이네 좁은 시장골목을 배달 나가는 김씨 아줌마 머리에 얹혀 쟁반이 탑을 이루었네 아슬아슬 무너질 듯 양은 쟁반 옥개석 아래 사리합 같은 스텐 그릇에 하얀 밥알이 사리로 담겨서 저 아니 석가탑이겠는가 다보탑이겠는가 한 층씩 헐어서 밥..
2012.02.07 -
**[아침의 시]강영환-입에 풀칠하는 일**
입에 풀칠하는 일 / 강영환 한 달에 십만 원이나 준대 통근버스도 있고 그렇지 의료보험도 된다는데 8시 반에 산복도로로 버스가 지나간대 애들 밥 멕여 보내놓고 치우고 가도 충분해 오후엔 여섯시 반이야 저녁이 늦어질란가 그러나 여름에는 해가 길어서 뭐 별로 돈은 작지만 공사장 막..
2012.02.06 -
**[아침의 시]김충규-바닥의 힘**
바닥의 힘 / 김충규 갓 태어난 바닥에서 자란 사람, 갓 죽을 때 바닥에 눕는다 사람의 일생이란 무어냐, 한 문장으로 줄이면 바닥에서 시작하여 바닥으로 끝나는 것이다 바닥을 딛고 일어난 힘으로 걸었고 뛰었고 지치면 쉬었고…중략… 지하도의 노숙자도 청와대의 대통령도 바닥에 눕..
2012.0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