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들의모음/◈아침의― 詩(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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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의 시] 백 석- 여 승**
여 승 / 백 석 여승은 합장하고 절을 했다 가지취의 내음새가 났다 쓸쓸한 낯이 옛날같이 늙었다 나는 불경처럼 서러워졌다 평안도의 어늬 산 깊은 금덤판 나는 파리한 여인에게서 옥수수를 샀다 여인은 나어린 딸아이를 따리며, 가을밤같이 차게 울었다 섭벌같이 나아간 지아비 기다려 ..
2012.03.12 -
**[아침의 시]첫사랑-괴 테**
첫사랑 / 괴 테 모든 사라지는 것들은 한갓 비유에 지나지 않을뿐 이루기 힘든 것이 여기 이루어졌음을... 말로 표현하기 힘든 것이 여기 이루어졌음을... 영원히 여성적인 것이 우리를 높이 이끌어준다 -천양희 편 '세계의 애송시'(1989년·청하)- ++++++++++++++++++++++++++++++++++++++++++++++ ▶요한 ..
2012.03.11 -
**[아침의 시]박형준-발걸음**
발걸음 / 박형준 거리나 광장을 거닐다가 갑자기 어쩔 줄 모르는 어린아이가 되는 순간들. 아무도 이름을 모르고 아무도 집에 데려다 주지 않는 너무 자란 이 어린이. 그저 발에 생각이 돋아나듯 걸음에 자신을 맡기고 걷기만 한다. 아, 걸음 속에는 초록이 숨어 있는가. 불안으로 가득찬 ..
2012.03.08 -
**[아침의 시]이기인-둔각의 바위**
둔각의 바위 / 이기인 땅을 덮은 바위의 귀는 온몸이다 쑥이 쑥쑥 나오다 바위와 만났다 둔각의 바위가 둔하게 웃어서 쑥이 쏘옥 자기 빛을 그 사이에서 키웠다 더 이상 바위를 밀지 않았다 바위 옷은 둔각으로 조용했다 쑥 빛은 예각으로 흔들리고 지평의 초록은 평면을 둥글게 감았다 ..
2012.03.07 -
**[아침의 시]김수영-채소밭 가에서**
기억해(Piano&violin) ... Various Artists 채소밭 가에서 / 김수영 기운을 주라 더 기운을 주라 강바람은 소리도 고웁다. 기운을 주라 더 기운을 주라 달리아가 움직이지 않게 기운을 주라 더 기운을 주라 무성하는 채소밭 가에서 기운을 주라 더 기운을 주라 돌아오는 채소밭 가에서 기운을 주라 ..
2012.03.05 -
**[아침의 시]함민복-긍정적인 밥**
긍정적인 밥 / 함민복 시 한 편에 삼만 원이면 너무 박하다 싶다가도 쌀이 두 말인데 생각하면 금방 마음이 따뜻한 밥이 되네 시집 한 권에 삼천 원이면 든 공에 비해 헐하다 싶다가도 국밥이 한 그릇인데 내 시집이 국밥 한 그릇만큼 사람들 가슴을 따뜻하게 덥혀줄 수 있을까 생각하면 ..
2012.03.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