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들의모음(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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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시단]손택수-기 도**
기 도 / 손택수 나무는 종교가 없는데도 늘 기도를 드리고 있는 것 같다 나는 여러 종교를 믿어보았지만 단 한 번도 기도다운 기도를 드린 적이 없다 풀잎은 풀잎인 채로, 구름은 구름인 채로, 바람은 바람인 채로 이미 자신이 되어 있는데 기도도 없이 기도가 되어 있는데 사람인 나는 내..
2013.01.12 -
**[아침의 시]김인환-파도는**
파도는 / 김인환 일어서고 있다 쓰러지고 또 쓰러진 만큼 다시 일어서고 있다 무릎 관절이 깨지고 허리가 부러지며 어깨가 죽지째 떨어져 나가고 온 몸이 가루가 되어 무너져 내려도 ..
2013.01.10 -
**[아침의 시]한보경-목디스크**
목디스크 / 한보경 4번과 5번이 가까운 사이로 발전했다 아무도 눈치 채지 못하고 있을 때 서로의 거리를 뭉개고 조용히 경계를 지우고 있었다 유별난 친화는 사소한 불화를 몰고 오는 것 1번이 2번과 2번은 3번과 슬슬 거리를 재며 어긋난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 4번과 5번이 떼려야 뗄 수 ..
2013.01.08 -
**[아침의 시]윌리엄 워즈워스-무지개**
무지개 / 윌리엄 워즈워스 저 하늘 무지개를 보면 내 가슴은 뛰노라 나 어린 시절에 그러했고 어른인 지금도 그러하고 늙어서도 그러하리 그렇지 않다면 차라리 죽는게 나으리! 아이는 어른의 아버지 내 하루하루가 자연의 숭고함 속에 있기를 My heart leaps up when I behold A rainbow in the sky: So w..
2013.01.08 -
**[아침의 시]박성웅-열쇠 혹은 자물쇠**
열쇠 혹은 자물쇠 / 박성웅 으슥한 비밀이 낯선 듯하지만 백리, 천리, 만리도 가까울 수 있다. 자물쇠는 닫혀야 본분이지만 여는 열쇠에 박동소리 다르구나. 몸 사리듯 잠그는 요凹, 뚫고 헤집는 철凸 한낮 서로를 그리워하였기에 한밤 서로를 부여안는구나. -시선집 '새'에서- ++++++++++++++++..
2013.01.04 -
**[아침의 시]김성식-바다에 갇히다**
바다에 갇히다 / 김성식 나이 들어 더 이상 어쩔 수 없이 이제껏 내 안에 갇혀 있던 바다를 풀어놓자 얼씨구, 기다렸다는 듯 멋대로 달려 나가 파도 끝에 매달린 대륙들을 불러모아 단번에 나를 포박해 버린다 단 한 방울의 바닷물도 새지 못하도록 꼬옥 막은 가슴을 힘없이 열어놓자 얼씨..
2013.0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