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들의모음(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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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시]<437>문정영-남평문씨본리세거지**
Meditation - Phil Coulter 남평문씨본리세거지 ◆문정영◆ 한옥의 창문을 공부하다가 ‘자다가 봉창 두드리다’라는 말의 봉창을 남평문씨본리세거지에서 소개 받았다. 내다보는 것이 窓이라면 여는 것이 門이다. 분합문, 미닫이문, 미서기문에는 바라지창, 광창 등 크고 작은 창이 있다. 그 ..
2015.07.15 -
**[가슴의 시]안주철-밥 먹는 풍경
Anonimo Veneziano(베니스의 사랑)/Stelvio Cipriani 밥 먹는 풍경 ◆안주철◆ 둥그렇게 어둠을 밀어올린 가로등 불빛이 십원일 때 차오르기 시작하는 달이 손잡이 떨어진 숟가락일 때 엠보싱 화장지가 없다고 등 돌리고 손님이 욕할 때 동전을 바꾸기 위해 껌 사는 사람을 볼 때 전화하다 잘못 뱉..
2015.07.14 -
**[국제시단]고명자-소식**
소 식 -고명자- 그늘 몇 평 펼치려는데 작은 바람에 크게 흔들리는 잎사귀들 무화과나무에도 마른장마가 들었다 손바닥이 저렇게 넓적해야 빗물이 잘 고이지 손바닥이 넓적해야 감싸 안을 수 있지 가뭄드니 입천장까지 말라 나뭇잎 문패를 따고 숨어든 빈집에서 무릎 세워 혼자 듣던 빗..
2015.07.13 -
**[행복한 시]<436>윤고은-밤의 아주 긴 테이블**
Toute Une Vie(일생)-JeanPhilippe Audin 밤의 아주 긴 테이블 ◆윤고은◆ 내 집은 여기 안달루시아 그 중에서도 세비야 미스테솔 거리 74번지 어떻게 여기로 왔는지 이야기하려면 좀 길지 오랫동안 너를 보지 못했지 수많은 밤이 흘러갔지 그러나 밤은 테이블일 뿐 긴 밤은 조금 더 긴 테이블일 뿐 ..
2015.07.10 -
**[행복한 시]<435>김원옥-동막 갯벌**
Forever You - Hiko 동막 갯벌 ◆김원옥◆ 송도 첨단 도시 만든다고 둑을 쌓아 놓은 그때부터 그대 오지 않았어요 하루에 두 번 철썩철썩 다가와 내 몸 어루만져 주며 부드러운 살결 간직하게 해주었는데 지금은 이렇게 검게 타버렸네요 터지고 주름투성이가 되었네요 그때는 나도 무척 예뻐..
2015.07.08 -
**[행복한 시]<434>유종인-신문**
신 문 -유종인- 활자들만 모른 체하면 신문은 이리저리 접히는 보자기, 나는 신문이 언론일 때보다 쓸쓸한 마른 보자기일 때가 좋다 그 신문지를 펼쳐놓고 일요일 오후가 제 누에발톱을 툭툭 깎아 내놓을 때가 좋다 어느 날 삼천 원 주고 산 춘란 몇 촉을 그 활자의 만조백관들 위에 펼쳐..
2015.07.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