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들의모음(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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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의 시]허형만-산수국**
Romance For Clara - Andre Rieu 산수국 ◆허형만◆ 흐벅지게 핀 산수국 오져서 차마 아주 떠나지는 못하고 가담가담 오시어 가만히 들여다보는 여우비 갈맷빛 이파리마다 조롱조롱 매달려 가슴 졸이는 물방울 나에게도 산수국처럼 탐스러웠던 시절 있었지 물방울처럼 매달렸던 사랑 있었지 오..
2015.06.27 -
**[행복한 시]<429>사포-내게는 그분이**
내게는 그분이 ◇사 포◇ 내게는 그분이 마치 신처럼 여겨진다. 당신의 눈앞에 앉아서 얌전한 당신의 말에 귀 기울이고 있는 그 남자분은. 당신의 애정 어린 웃음소리에도 그것이 나였다면 심장이 고동치리라. 얼핏 당신을 바라보기만 해도 이미 목소리는 잠겨 말 나오지 않고 혀는 가만..
2015.06.26 -
**[행복한 시]<430>박봉우-휴전선**
휴전선 ◆박봉우◆ 산과 산이 마주 향하고 믿음이 없는 얼굴과 얼굴이 마주 향한 항시 어두움 속에서 꼭 한 번은 천동 같은 화산이 일어날 것을 알면서 요런 자세로 꽃이 되어야 쓰는가. 저어 서로 응시하는 쌀쌀한 풍경. 아름다운 풍토는 이미 고구려 같은 정신도 신라 같은 이야기도 없..
2015.06.26 -
**[행복한 시]<428>이진희-탐구생활**
마스네 - 타이스의 명상 탐구생활 ◆이진희◆ 나는, 나는 매일 나는 애벌레거나 곤충의 상태인 듯한데 밤이면 짐승이나 꿀 법한 꿈에 시달리면서도 한낮에는 천연덕스럽게 꽃이나 나무의 이름표를 가슴에 붙이고 간신히 성장하는 기분, 도무지 나는 무얼까 어떤 숙제도 제대로 한 적 없..
2015.06.23 -
**[국제시단]조풍호-내 사랑 김부선**
Meditation - Phil Coulter 내 사랑 김부선 ◆조풍호◆ 나는 떡볶이집에 가지 않는다. 김부선이 없기 때문이다. 난 떡볶이집에 산다. 김부선이 있기 때문이다. 열일곱 살 나는 서른두 살 떡볶이집 주인 김부선과 살고 있다. 그들은 거기서 살기로 마음먹었다. 거긴 파파야 같은 등불이 매운 곳이..
2015.06.23 -
**[가슴의 시]최하림-집으로 가는 길**
[Vince Madison]Ireland 집으로 가는 길 ◆최하림◆ 나 물 속처럼 깊이 흘러 어두운 산 밑에 이르면 마을의 밤들 어느새 다가와 등불을 켠다 그러면 나 옛날의 집으로 가 잡초를 뽑고 마당을 손질하고 어지러이 널린 농구들을 정리한 다음 등피를 닦아 마루에 건다 날파리들이 날아들고 먼 나무..
2015.06.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