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들의모음(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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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시]<431>박성준-후련한 수련**
명상음악-그대 가는 곳 후련한 수련 ◆박성준◆ 항상 얼굴의 북쪽에서만 키스를 하겠소 한 무리의 싱거움을 조롱하고 가는 입김 수련의 속내가 태양의 뿌리를 흔들며 연못을 개봉하고 가라앉은 얼굴을 꺼내 봉인해온 말을 터뜨리면 자꾸 모르는 이름만 가시를 쥐고서 여름을 방문하고 ..
2015.07.24 -
**[행복한 시]<440>김남주-옛 마을을 지나며**
옛 마을을 지나며 ◆김남주◆ 찬 서리 나무 끝을 나는 까치를 위해 홍시 하나 남겨둘 줄 아는 조선의 마음이여. -------------------------------------------------------------- ▶김남주=(1946∼1994)전남 해남에서 출생 1974년 《창작과비평》에 〈잿더미〉를 위시해 시 7편을 발표하며 등단 《진혼가》를 ..
2015.07.22 -
**[행복한 시]<439>이문재-농담**
농 담 -이문재- 문득 아름다운 것과 마주쳤을 때 지금 곁에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떠오르는 얼굴이 있다면 그대는 사랑하고 있는 것이다 그윽한 풍경이나 제대로 맛을 낸 음식 앞에서 아무도 생각하지 않는 사람 그 사람은 정말 강하거나 아니면 진짜 외로운 사람이다 종소리를 더 ..
2015.07.22 -
**[국제시단]강문출-저녁의 발견**
Unspoken Words - Hiko 저녁의 발견 ◆강문출◆ 지갑을 열어야 할 때 입을 열고 있으면 저녁이다 한마디 한다는 말이 꼬리에 꼬리를 물면 저녁이다 상투적 은유에 스스로 도취되면 저녁이다 작심하고 한마디 했는데 말의 밑바닥이 훤히 들여다보이면 저녁이다 훤히 보이는 세상이 메마른 사막 ..
2015.07.21 -
**[가슴의 시]신대철-無人島**
無人島 ◆신대철◆ 수평선이 축 늘어지게 몰려 앉은 바닷새가 떼를 풀어 흐린 하늘로 날아오른다. 발 헛디딘 새는 발을 잃고, 다시 허공에 떠도는 바닷새, 영원히 앉을 자리를 만들어 허공에 수평선을 이루는 바닷새. 인간을 만나고 온 바다, 물거품 버릴 데를 찾아 無人島로 가고 있다. ..
2015.07.20 -
**[행복한 시]<438>이가림-한 월남 난민 여인의 손**
한 월남 난민 여인의 손 ◆이가림◆ 송코이 강가 마을에서 연초록 풀잎으로 태어난 손, 땡볕에 그을린 웃음 깔깔거리며 고무줄놀이 하던 손, 바구니 가득 망고를 따던 손, 한 모금 처녀의 샘물을 움켜쥐던 손, 불타는 야자수 그늘 아래 물소를 몰던 손, 느닷없이 M16 총알의 탄피가 스쳐간 ..
2015.07.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