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들의모음(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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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시]<417>박소란-아아,**
아아, -박소란- 담장 저편 희부연 밥 냄새가 솟구치는 저녁 아아, 몸의 어느 동굴에서 기어나오는 한줄기 신음 과일가게에서 사과 몇 알을 집어들고 얼마예요 묻는다는 게 그만 아파요 중얼거리는 나는 엄살이 심하군요 단골 치과에선 종종 야단을 맞고 천진을 가장한 표정으로 송곳니는 ..
2015.06.05 -
**[행복한 시]<421>최형태-우리 아들 최 감독**
Anonimo Veneziano(베니스의 사랑)/Stelvio Cipriani 우리 아들 최 감독 ◇최형태◇ 전공인 영화를 접은 둘째 녀석이 어느 날 갑자기 바리스타에 입문하였다 졸업 작품으로 단편영화를 찍고 개막작으로 뽑히고 하길래 영화감독 아들 하나 두나 보다 했는데 영화판에는 나서볼 엄두도 못 내고 여기..
2015.06.05 -
**[행복한 시]<416>김형영-제4과**
제4과 ◇김형영◇ 제 1과, 끝끝내 덜 된 집 제 2과, 단번에 깨친 듯 거침없는 바람 제 3과, 흥에 겨워 허구한 날 노래하는 나무 이 세 귀신(鬼神) 사이에 끼어보려고 반평생 기웃거리며 살았는데 끝끝내 끼어들 틈을 찾지 못하다가 숨 몰아쉬기도 힘든 그날이 다가와 한숨 한 번 몰아서 이렇..
2015.05.26 -
**[행복한 시]<415>조수옥-우체통에게**
Molly Darling - Slim Whitman 우체통에게 ◇조수옥◇ 기다림의 내부를 들여다본다는 것은 그대 몸속에 아직 차오르지 않는 꽃대의 빈 속을 바라보는 일입니다 언제 찾아올지 모를 바람의 쓸쓸한 안부를 빈 가슴으로 적셔보는 일입니다 무수한 날이 별똥별처럼 떨어질 때 아직 봉인되지 않는 입..
2015.05.22 -
**[행복한 시]<414>윤한로-소만(小滿)**
Only Our Rivers Run Free (강물에 묻어 봄이 온다)-James Last 소만(小滿) ◇윤한로◇ 봄 끝물 베란다 볕 좋다 미카엘라 빨강 고무대야에 따슨 물 가득 아버지 발딱 앉혀 닦아드린다 손 씻고 발 씻고 코도 팽 풀리고 가슴도 닦아드리고 이윽고 거기까지 닦아드리니 헤, 좋아라 애기처럼 보리 이삭처..
2015.05.20 -
**[국제시단]강호룡-오월에**
Dreamy Love Song - Gheorghe Zamfir 오월에 ⊙강호룡⊙ 이슬로 세수하고 햇살로 닦고 발라 연두 빛 푸른 산은 열두 살 소녀 같다 어쩌다 청우(靑雨)가 내리면 옛 생각에 젖는다. 연초록 보리밭에 바람 일어 춤을 추고 꿈 많은 개구쟁이 뜀박질 한창이면 내 마음 동심(童心)을 따라 같이 길을 나선다...
2015.05.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