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들의모음(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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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시]<404>롱펠로-4월의 하루**
4월의 하루 ◇롱펠로◇ 씨 뿌리고 거두어들이게 하는 따스한 태양이 다시 돌아와 고요한 숲을 찾으며 들판에 맨 먼저 피는 꽃을 바라보는 즐거움. 숲 사이 빈터에도 가득 찬 밝은 햇살 이제는 폭풍우 몰고 올 검고 짙은 구름도 없는 나는 이 시절을 좋아한다. 눈 녹아 부스러진 흙으로부터..
2015.04.28 -
**[가슴의 시]유승도-하루의 일을 끝내고**
하루의 일을 끝내고 ⊙유승도⊙ 도랑물에 손과 얼굴을 씻고 일어나 어둠이 내리는 마을과 숲을 바라본다 끄억끄억 새소리가 어슴푸레한 기운과 함께 산촌을 덮는다 하늘의 하루가 내게 주어졌던 하루와 함께 저문다 내가 가야 할 숲도 저물고 있다 사람의 마을을 품은 숲은 어제처럼 고..
2015.04.28 -
**[국제시단]권태원-바다박물관**
바다박물관 ⊙권태원⊙ 바다의 통금 시대를 해금하는 절대고독의 사이렌 바다의 무덤은 가슴에 매달린 두 개의 봉투 해와 달을 건져올리고 끌어당기는 속 깊은 화엄경 같은 바다 당신 안에서 열리는 속 깊은 세상처럼 죽은 자들이 모여 사는 바다의 갈매기들 초록 풀 나무 덩굴이 수천 ..
2015.04.27 -
**[행복한 시]<403>임강빈-공일**
공 일 -임강빈- 백목련 자리가 너무 허전하다 누가 찾아올 것 같아 자꾸 밖을 내다본다 우편함에는 공과금 고지서 혼자 누워 있다 이런 날엔 전화벨도 없다 한 점 구름 없이 하늘마저 비어 있다 답답한 이런 날이 또 있으랴 마당 한 구석에 노란 민들레 반갑다고 연신 아는 체한다 그래그..
2015.04.24 -
**[행복한 시]<402>정수자-환향**
환 향 -정수자- 속눈썹 좀 떨었으면 세상은 내 편이었을까 울음으로 짝을 안는 귀뚜라미 명기(鳴器)거나 울음으로 국경을 넘던 흉노족의 명적(鳴鏑)이거나 울음으로 젖 물리던 에밀레종 명동(鳴動)이거나 울음으로 산을 옮기는 둔황의 그 비단 명사(鳴砂)거나 아으 방짜의 방짜 울음 같은 ..
2015.04.23 -
**[행복한 시]<401>채필녀-공 속의 허공**
공 속의 허공 ◇채필녀◇ 공이 대문 한쪽에 놓여 있다 저 공, 운동장 한구석에서 주워왔다 그 한구석도 어딘가에서 굴러왔을 것이다 또 어딘가에서 또 어딘가에서 왔을 것이다 무심하게 놓여진 공은 또 어딘가로 가고 있을 것이다 공은 한 번도 스스로 굴러본 적이 없다 우주가 돌아가는 ..
2015.04.20